매일신문

160면 주차장 하나로 버티는 동촌유원지

[르포] 유원지 방문객, 부족한 기반 시설에 '불편'

16일 오후 대구 동촌유원지 내 아양아트센터 남쪽 주차장이 차량들로 꽉 들어차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6일 오후 대구 동촌유원지 내 아양아트센터 남쪽 주차장이 차량들로 꽉 들어차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되살아난 동촌 유원지, 기반시설은 예전 그대로.'

대구 동촌유원지가 공공시설과 상가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주차장과 진입 도로 등 기반 시설 부족으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6일 오후 1시쯤 동구 동촌유원지 내 아양아트센터 남쪽 주차장. 160면 규모의 이곳 주차장은 평일 오후지만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차들이 진입해 주차장을 돌며 빈자리를 찾다가 빠져나갔다.

이날 오후 7시쯤 다시 찾은 유원지는 전체가 대규모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공영주차장은 물론 상가 주차장이 넘쳐나면서 유원지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효도로 2길(왕복 4차로) 양쪽은 불법 주정차한 승용차들로 가득 찼다. 또 도로에 주차하려는 차들이 2개 차로를 막아서면서 진입하던 차들은 제자리에 한참씩 서 있어야 했다. 시내버스는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도로 차선을 물고 멈춰 서서 사람들을 태우거나 내렸다.

특히 폭이 좁은 강변도로에선 한쪽을 점령한 차들로 교행이 불가능했다. 좁은 길에서 마주 보고 운행하던 차들이 서로 양보를 하라며 한참 동안 대치했고, 그 사이 다른 차들이 뒤로 겹겹이 멈춰 서면서 통행은 마비됐다. 해맞이공원으로 가는 도로 일대는 굴착기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와 화물차로 가득했다.

주말이나 밤만 되면 이 같은 풍경은 반복된다. 이곳 상인들은 "동촌유원지를 찾는 이용객들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주차장이 없고 차량이 밀려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대다수"라며 "시민 이용이 잦은 만큼 기반 시설을 하루빨리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촌유원지 불법 주정차 문제는 대형 식당과 예식장, 커피전문점이 잇따라 들어서고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이 문을 열면서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기반 시설은 30~40년 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동촌유원지 내 계획된 주차장 3곳 중 아양아트센터 남쪽 1곳(160면'6천377㎡)만 2005년 12월에 완공됐고 나머지 아트센터 서쪽 주차장(220면'8천654㎡)은 토지 매입 중이고 조양회관 쪽 동쪽 주차장(125면'4천830㎡)은 2017년 이후에야 예산을 투입해 토지를 사들일 계획이다.

도로는 신설 및 확장 계획이 있는 10곳 중 2곳(41m, 43m)만 완공된 상태다. 현재 토지 보상 중이거나 공사 중인 도로는 강변도로 1곳(100m)과 대구기상지청 진입도로 1곳(71m)뿐이다. 그 외에 유원지 강변도로 2곳과 해맞이동산 연결도로 2곳, 유원지 입구 서쪽 도로 2곳 등은 조성 시기가 불투명하다.

30년이 넘은 놀이시설도 동촌유원지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놀이시설 사업주인 서모(50) 씨는 "공원 내 유희시설로 묶여 있어 다른 용도로 개발이 불가능하다"며 "편의시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행정 당국에서 수용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예산 부족으로 순차적으로 주차장과 도로를 개설할 계획"이라며 "유희시설은 민간이 투자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어서 예산 지원이 힘들고, 용도를 바꾸거나 토지를 수용하려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시설계획을 변경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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