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야마이코 나바로는 요즘 기분이 최고다. 도미니카공화국에 머물던 가족이 지난달 22일 대구에 온 데 이어 최근 삼촌과 사촌 동생까지 합류하면서다. 모두 8명이 지내기에는 대구시민야구장 인근 숙소가 다소 비좁지만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나바로는 17일 홈에서 열린 SK전을 단체로 관람한 가족'친지 앞에서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우뚝 섰다. 17안타를 몰아친 삼성도 10대5로 승리하며 2경기 차 선두를 지켰다.
나바로는 1회 SK 선발투수 윤희상을 상대로 선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2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박한이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이날 1안타 1볼넷 3타점 2득점을 챙긴 나바로의 시즌 성적은 44홈런 125타점 118득점이 됐다. 타점은 역대 외국인 타자 시즌 신기록이며, 득점은 자신이 지난해 세운 역대 기록과 동률이다. 홈런은 1999년 로마이어(당시 한화)'2002년 페르난데스(당시 SK)가 작성한 외국인 시즌 최다 기록에 1개 차이로 다가섰다.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선 나바로는 홈런'타점'득점 등의 공격 지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전반기 0.265에 그쳤던 타율 역시 지난해(0.308)보다는 낮지만 어느새 0.290까지 올라왔다. 다만, 지난해 리그 1위였던 득점권 타율(0.407)과 출루율(0.554)이 각각 40위권, 20위권에 머무르는 점은 아쉽다. 삼성 관계자는 "시즌 초반에는 재계약에 포함된 홈런 옵션 탓인지 스윙이 컸으나 최근에는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옵션 조건을 이미 충족한 상태"라고 귀띔했다.
비 때문에 1시간여 늦게 시작한 이날 경기에서 삼성 타자들은 SK 마운드를 난타하며 홈팬을 즐겁게 했다. 3대0으로 앞선 채 시작한 2회에는 타자일순하며 장단 5안타와 2볼넷으로 4점을 보태 승기를 굳혔다. 2타점 적시타를 때린 최형우는 개인 통산 1천100안타(리그 66번째)로 팀의 리그 첫 번째 2만1천득점 대기록을 장식했다.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은 삼성 선발투수 정인욱도 가볍게 시즌 2승을 챙기며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5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으로 2실점 한 정인욱의 평균자책점은 11.07로 낮아졌다. 4회 정의윤에게 2점 홈런을 내준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한편 전날 타격 도중 옆구리 근육 손상을 입었던 이승엽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타율 0.322와 26홈런 90타점으로 맹활약했으나 사실상 정규시즌을 마감, 개인 통산 1천200득점의 대기록 달성은 다음 시즌으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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