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조경제 1년, 대구의 변화는] <2>C랩 2기 창업자 3인을 만나다

안신영 재미컴퍼니 대표, 김정호 제이에스이 대표, 민동기 그린누리 기획실장

(주)재미컴퍼니 안신영 대표,
(주)재미컴퍼니 안신영 대표,
(주)제이에스이 김정호 대표
(주)제이에스이 김정호 대표
(주)그린누리 민동기 기획실장.
(주)그린누리 민동기 기획실장.

창업은 창조경제의 꽃이다. 대구는 지난 1년간 '창업 메카'로 성큼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C(크리에이티브)랩'은 대표적인 창업보육기관으로 짧은 기간에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혁신센터는 올해 7월 전국에서 18개의 창업팀(2기)을 선발했다. 1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주한 C랩 2기는 6개월간 창업교육을 받는다. 앞서 졸업한 1기에 비해 창업 아이디어가 더욱 다채로워졌다. C랩 2기 창업자 3인을 만났다.

◆㈜재미컴퍼니, '저작권 보호 음악 업로드 클라우드'

"노래 한 곡을 음악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사이트에서 내려받으면 작곡자에게 고작 1원이 돌아갑니다. 작곡'작사 등 창작자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되면 K-POP도 무너질 것입니다."

안신영(45) 재미컴퍼니 대표는 창작음악의 저작권 보호를 기반으로 한 '재미 뮤직'(Gemmy music)을 개발하고 있다. 신인 또는 기성 창작자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재미 뮤직의 클라우드 서버에 자유롭게 등록, 제작자나 대중에게 공개하고 데뷔 및 제작'판매하게 돕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이다.

일본에서 음악 비즈니스를 공부하고 음악포털 벅스뮤직의 창업멤버로도 활동한 안 대표는 2009년 데뷔한 프로 작곡가다. 그는 "재미 뮤직의 시스템을 통하면 공표와 동시에 저작권이 보호되므로 창작자들이 안전하고 쉽고 빠르게 소통할 수 있다"며 "그뿐만 아니라 창작자들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음반 제작자들도 다양한 창작자들을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음악에 관심 있는 누구나 음악 저작권자로 만들어주는 모바일 앱 '힙합메이커'(MMG'Music Make Gemmy)를 개발해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 앱은 기성 창작자들이 만들어놓은 기본 음원에 다양한 음향 효과나 악기 소리를 추가하고 노랫말을 직접 입혀 자신만의 창작곡을 만들 수 있다. 또 만든 음악으로 배틀을 즐길 수도 있다. 이 앱을 통해 탄생한 음원 역시 클라우드 서버에 올리기가 되고, 참여한 사용자들은 이용자로부터 저작권료를 받게 된다. 창작자와 소비자가 음악을 직거래하는 것이다. 안 대표는 10, 20대가 좋아하는 힙합으로 시작해 MMG의 장르를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6월 동료 작곡가'프로듀서와 함께 창업한 안 대표는 "C랩 입주 후 멘토로부터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경비 절감 아이디어, 법률 자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제이에스이, '친환경 무농약 토양 소독기'

제이에스이는 친환경 방식의 토양 소독기 전문 제조업체다. 농약이나 화학물질 대신 고온 수증기를 토양에 분사, 토양 내 유해 해충이나 병원균을 없애는 기술 및 설비를 개발했다. 주 대상은 비닐하우스 농가나 어린이 놀이터 등이다. 2013년 제이에스이를 설립한 김정호(43) 대표는 "기존의 증기식 토양 소독기를 한국 현실에 맞게 개량했다"고 말했다.

앞서 시중에 선보인 증기식 토양 소독기는 매설식이었다. 비닐하우스 흙속에 증기관을 매설하고 보일러에서 끓인 물을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설비비'연료비가 많이 들 뿐 아니라 증기의 온도도 낮은 편이었다.

반면 제이에스이의 토양 소독기는 고효율 증기'자주식이다. 초당 3㎝로 천천히 움직이는 소형 소독차가 여러 개의 스팀 봉을 흙속 30㎝가량 깊이로 집어넣어 증기를 쏘며 지나가는 방식이다. 물을 끓여 스팀 봉으로 나오는 140℃의 증기는 소독차에 장착된 재가열기를 통해 160℃까지 더 뜨거워진다.

김 대표는 "소독차가 최대한 천천히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 증기를 한 번 더 가열하는 기술이 핵심"이라며 "농약을 쓸 때보다 20%가량 농작물 생산량이 늘어나고, 소비자에게도 친환경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C랩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 "토양 소독기 인증에 드는 너무 큰 비용과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애로를 겪어왔다"며 "C랩의 도움으로 제품에 대한 인증 지원을 받고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누리, '공회전 제한장치 활용 탄소배출권 솔루션'

자동차 업계는 최근 연비 경쟁과 친환경 기능 강화를 위해 '공회전 제한장치'(이하 ISG: Idle Stop&Go)를 차량에 기본적으로 장착하는 추세다. ISG는 자동차 운행 중 신호대기나 정체로 정차 시에 일시적으로 시동을 껐다가 출발 시 재시동하는 장치로 연료 절감과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린누리(대표 서용기)는 공회전 제한으로 줄어드는 온실 가스량을 측정'수집하고 나서, 이를 경제적 가치를 지닌 탄소배출권으로 전환하는 사물인터넷 기반 기술로 창업했다.

그린누리 민동기(41) 기획실장은 "올해 1월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개인 운전자들이 ISG로 아낀 온실 가스량을 탄소배출권으로 바꿔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린누리는 ISG 장착 차량의 공회전 제한실적 정보를 수신'저장하고 나서, 차량 내 장착된 블루투스 기기나 스마트 앱을 통해 메인 서버로 보내면, 전송된 공회전 제한실적에 대한 탄소배출권 인증을 정부로부터 받아 차량 소유주에 전달한다. 그린누리는 이 '에코누리 IoT 시스템'의 특허를 받고 2013년 환경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민 실장은 C랩 입주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 사업 아이디어는 완성차 대기업을 상대로 해야 하는데, 대기업에 제안서를 넣어도 답변조차 없는 경우가 많았다. C랩에선 대기업에 제안할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경륜 많은 멘토들이 기술 조언과 인맥 소개까지 해줘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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