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2016학년도 수능시험 응시 원서 접수가 마감됐다. 전체 접수 인원은 전년도에 비해 9천437명 줄어들었지만 이 가운데 졸업생 수는 다소 늘어났다. 대구경북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번 접수 인원은 2015학년도보다 985명 줄었으나 이 중 졸업생은 362명 증가했다. '쉬운 수능시험'이라는 기조가 유지되면서 이미 대학에 재학 중인 반수생들의 응시 인원이 다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학습 전략을 세우기 위해 이번 원서 접수 상황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부분을 짚어봤다.
◆수학 B형 응시 인원 증가→자연계열 중위권 대학 경쟁률 상승
수학 B형은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수학 영역이다. 전년도에 수학 B형 선택자 비율은 27%인 16만2천993명이었지만 2016학년도에는 27.9%인 16만5천826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우선 자연계열 학생 자체가 증가한 때문일 수 있다. 청년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인문계열보다는 직장을 구하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 일찌감치 고교 때부터 자연계열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자연계열 학생들이 선택하는 국어 A형의 응시 인원을 살펴보면 전년도 47.9%인 30만6천193명이었지만 2016학년도에서는 47%인 29만6천75명으로 일부 줄어들었다. 국어와 수학 모두 B형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수학 B형 응시 인원이 증가한 것은 기존의 '수학 A형+과학탐구' 응시생들이 '수학 B형+과학탐구' 선택으로 돌아서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중위권 또는 중하위권 대학 가운데 자연계열에서 '수학 B형+과학탐구'를 반영하는 대학들의 정시모집 경쟁률이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탐구 영역 선택 과목의 변화와 탐구 영역의 변수 강화
수능시험이 쉬워지면서 정시모집에서 탐구 영역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수능시험뿐 아니라 6, 9월 모의평가에서도 나타났다. 탐구 영역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와 수능시험 때까지 남은 기간 탐구 영역의 학습 정리 능력이 정시모집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학생들이 느끼는 불안감, 부담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사회탐구 영역 '생활과 윤리'와 '사회문화' 선택 비율 증가→변별력 확보 위해 난이도 상승할 듯
이는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쉽게 생각하는 과목의 응시생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과목의 난이도가 실제 수능시험에서 어떻게 나타날지에 따라 인문계열 상위권 학생들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상위권 대학 대부분은 탐구 영역 경우 실력보다 어느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우려를 줄이기 위해 백분위 성적을 활용한 자체 변환 표준점수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수능시험에서 '사회문화'와 '생활과 윤리'가 어렵게 출제될 경우 성적대별로 변별력을 가진 백분위 성적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두 과목이 9월 모의평가 때도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이들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은 9월 모의평가에 나타난 문제 유형의 변화나 제시문 분석 훈련 등에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과학탐구 영역 '지구과학'과 '생명과학' 선택 비율 증가→변별력 따지기 위해 어려워질 듯
과학 탐구는 최근 몇 년간 어렵게 출제됐던 화학Ⅰ을 선택한 수험생 비율이 줄어든 대신 지구과학을 선택하는 비율이 늘어났다. 특히 '쉬운 수능시험' 기조에 따라 국어, 영어, 수학 영역이 대체로 쉽게 출제돼 자연계열에서 탐구 영역의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선택 비율의 변화에 따라 각 과목의 난이도가 어떻게 조절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 과목을 선택한 비율이 늘어날 경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난이도를 조절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지구과학과 생명과학을 선택한 학생들은 이들 과목이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에 대비해 학습 전략을 짜야 한다.
상위권 대학들은 과학탐구 영역 성적을 반영할 때도 표준점수를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백분위를 활용한 변환 표준점수 체계를 적용한다. 이 때문에 특정 과목이 어렵게 출제될 경우 성적대별로 변별력이 있는 백분위 성적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과목 시험을 잘 치른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질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난도가 높아질 것에 대비해 학습할 필요가 있다.
◆제2외국어로 아랍어 선택 비율 증가→이번에도 아랍어는 좋은 등급 받기 쉬울 듯
이번 수능시험 원서 접수 결과 제2외국어 및 한문 영역 지원자 10명 중 5명꼴로 아랍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어를 선택한 비율은 51.6%로 전년도(20.0%)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우리나라 고교에서 정규 수업 중 아랍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울산외고, 권선고 등 극히 일부 학교에 그치는 점을 생각하면 수험생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몰리는 셈이다.
이처럼 아랍어 지원자가 많은 것은 아랍어가 다른 과목에 비해 쉬워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고, 더 높은 등급을 받기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시험 때도 이 영역에서 원점수 11점을 받으면 아랍어I의 경우 5등급이지만 일본어와 중국어는 7등급, 한문은 8등급을 받았다. 이 같은 경향은 6월 모의평가 결과에서도 반복됐고 수능시험 때도 마찬가지일 공산이 크다.
또 다른 선호 선택 과목인 기초베트남어 선택 비율이 전년도보다 줄어든 것도 아랍어 선택 비율이 증가한 데 한몫한다. 이번에 기초베트남어를 선택한 비율은 18.4%로 아랍어를 제외하면 여전히 이 과목을 선택하는 비율이 가장 높긴 하지만 전년도(42.4%)에 비해서는 절반 정도 줄어든 것이다.
도움말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종로학원하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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