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 단락 인문학] 동화 '백설공주' 속에 숨겨진 미덕

동화 '백설공주'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거울에게 하는 새엄마의 무서운 질문이 떠오르기도 하고, 백설공주에게 왕자가 키스를 하자 살아나는 감동적인 장면이 생각나기도 할 거예요. 사람마다 떠오르는 생각도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극적인 사건이나 장면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것이 이야기의 전부라고는 할 수 없겠죠.

그렇다면 저와 함께 '백설공주'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백설공주는 숲 속에서 헤매다가 낯선 집에 들어가게 돼요. 배가 몹시 고팠던 백설공주에게 포도주와 빵이 눈에 띈답니다. 만약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할 건가요? 저라면 아마 주인에게 나중에 미안하다고 말하겠다고 마음먹은 뒤 왕창 먹어버릴 것 같아요.

백설공주는 어떻게 했을까요? 백설공주는 일곱 개의 잔에 담긴 포도주를 조금씩 마시고, 일곱 개의 빵을 조금씩 뜯어 먹었답니다. 일곱 개 모두 똑같이 말이에요. 왜 그랬을까요? 여기서 '배려'라는 미덕을 엿볼 수 있답니다. 한 명의 빵과 포도주를 먹게 되면 먹지 못하는 사람이 생길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그러니까 백설공주는 일곱 명의 것을, 똑같이 조금씩 먹은 거랍니다. 물론 백설공주가 남의 물건에 손을 댄 것은 잘못된 일이겠죠.

다음 장면에서 백설공주는 배가 부르자 난쟁이들의 침대에 누워서 잠이 들어요. 일을 마치고 온 난쟁이들은 백설공주를 보고 깜짝 놀란답니다. 하지만 난쟁이들은 백설공주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 준답니다. 여기서도 배려하는 마음을 느낄 수가 있어요.

잠에서 깬 백설공주는 난쟁이들에게 음식을 몰래 먹은 것을 사과하고 자신이 오게 된 까닭을 설명해요. 그리고 난쟁이들에게 함께 살면 안 되겠느냐며 부탁을 하죠. "당신이 우리와 함께 살려면 설거지도 해야 하고, 청소도 도와줘야 해요." 난쟁이들은 이러한 조건을 붙이면서 허락을 해요. 백설공주가 왕족이라는 높은 신분이라는 걸 알면서도 당당하게 말한답니다. 이 대목에서 '평등'이라는 미덕을 발견할 수가 있어요.

우리가 어릴 때부터 익히 알고 있었던 '백설공주'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니 어땠나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좀 더 색다른 생각들이 떠오르지 않았나요?

똑같은 재료라도 요리하는 방법에 따라서 맛이 달라져요. 같은 책을 읽더라도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서 깨달음이 달라질 거예요. 이제부터 읽은 책도 다시 한 번 곱씹어 읽어보며 그 속에 담겨 있는 또 다른 의미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마치 책 속 보물찾기를 하듯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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