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29일 대체공휴일까지 포함해 4일간 연휴다. 여행을 떠나기엔 다소 짧고 집에만 있기엔 길다. 그 대신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함께 평소 바빠서 즐기지 못했던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곳곳에 가족, 친구, 연인 등 입맛에 맞춘 공연과 전시 등 문화행사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이번 추석, 특선영화 시간표를 뒤적이거나 화투장만 두드리지 말고 문화행사로 마음을 풍성하게 채워보자.
◆전통명절에는 빠질 수 없는 '얼쑤'
가을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풍이다. 고향을 찾아 안동 등 경북 북부에 왔다면 형형색색의 단풍처럼 화려하면서도 즐길거리가 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하 탈춤축제)에 참여해 문화산책을 해보길 권한다.
이번 탈춤축제는 연휴 하루 전날인 25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10일간 문화의 거리, 신시장, 구시장, 옥동 등 안동시내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탈춤축제는 남녀노소 하나가 될 수 있는 잔치 한마당이다. 미취학 어린이, 저학년생들을 위한 인형극 공연, 체험거리와 어른들이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민속축제까지 연령대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인 세계탈놀이 경연대회에는 국내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탈과 탈춤에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탈을 소재로 한 전통춤, 현대춤 등 장르 제한도 없다. 탈놀이 경연대회에 출전해 총상금 6천만원의 주인공에 도전해보자. 또한 올해 탈놀이단으로 활동할 '광대승천'의 게릴라 공연도 좋은 볼거리이다. 예상치 못한 시간과 장소에서 게릴라 공연에 함께 참가해 즐기는 것도 하나의 팁.
이번 탈춤축제 기간 중 안동민속축제도 동시에 개최된다. 안동은 전통문화와 민속문화의 보고(寶庫)라고 할 만큼 다양한 무형문화유산이 전승되는 곳이다. 차전놀이, 놋다리밟기, 빈상여놀이, 저전농요, 내방가사경창, 전통혼례 등 안동의 민속문화를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이 기간에 축제장을 찾으면 안동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송편 만들고 차례 지내고 미술관행
추석 당일인 27일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명절 음식을 나눠 먹으며 가족애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차례를 지낸 후 대구미술관에서 전시를 감상하며 예년과 다른 특별한 명절을 만들어보자. 더욱이 이날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이번 연휴 동안 대구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는 '잉카 쇼니바레 MBE, 찬란한 정원으로' '이명미, 말해주세요' 'Y artist6 윤동희, 발견된 기억' '오트마 회얼, 뒤러를 위한 오마주' 등이다.
'잉카 쇼니바레 MBE, 찬란한 정원으로'는 나이지리아계 영국 작가 잉카 쇼니바레 MBE의 개인전이다. 작가는 서구 열강에 의해 재편된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아프리카 대륙이 처한 현실을 풍자적으로 표현한다. 케이크 맨(Cake man), 샴페인 키드(champaign kid), 하이 티(High tea) 등 조각, 평면, 설치, 영상작업 87점을 볼 수 있다. '이명미, 말해주세요'는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 주요 작가로 40여 년 넘게 회화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해 온 이명미 작가의 전시다. 이번 전시는 한국현대미술사에서 여류작가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온 이명미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초기작부터 최근까지 작가의 대표작품 200여 점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Y artist 6 윤동희, 발견된 기억'은 대구미술관 신진작가 지원프로그램인 Y artist의 여섯 번째 작가 윤동희의 전시다. '붉은 방' '망령' 등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영상이나 설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오트마 회얼, 뒤러를 위한 오마주'는 알브레히트 뒤러의 토끼 조각을 1.6m로 확대해 설치한 공공예술 전시로 대구미술관 야외공원에 12점을 설치했다. 공공장소를 이상적인 전시장소로 여기는 작가는 대구미술관 전시에서 작품을 만질 수도 있고, 앉을 수도 있도록 기획해 일반 시민들의 미술에 대한 흥미를 높였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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