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바쁜 일상의 쉼표다. 풍성한 차례 음식을 즐기며 가족, 친지들과 정담을 풀고,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며 한숨을 돌린다. 하지만 즐거운 명절을 보내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도 만만치않다. 주차장으로 변한 고속도로에 꼼짝없이 갇혀야 하고, 하루종일 기름 냄새를 맡으며 차례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성묘를 하러 산에 올랐다가 벌레에 물리거나 풀독이 올라 고생하는 일도 많다. 모두 조금만 건강에 신경을 쓴다면 피할 수 있는 고생들이다.
◆오랫동안 쪼그려 앉지 마세요
#귀향길 운전 1시간에 5분 스트레칭
#수건 말아서 허리 받쳐주면 도움
고향 가는 길이 멀다면 운전 자세부터 고쳐 잡는 게 좋다. 허리를 운전석 뒤로 바짝 붙이고 등받이를 10도 정도 뒤로 젖힌 다음 허리받침을 하는 게 좋은 자세다. 수건 등을 말아서 허리에 받쳐주면 허리의 곡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릎의 높이는 골반과 같거나 조금 낮게 해주면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바른 자세는 에너지 소비와 허리 부담을 줄여 통증을 예방하고 잘 지치지 않게 해준다. 운전대는 가급적 두 손으로 잡고, 1시간마다 5~10분 정도는 차에서 내려 허리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어두면 엉덩이의 균형이 맞지 않아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요통은 반복적인 나쁜 자세나 잘못된 생활습관이 원인이다. 같은 자세로 너무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잘못된 자세로 앉아 있는 경우 요통이 올 수 있다. 특히 방바닥이나 부엌에서 쪼그리고 오래 앉아 일하는 건 허리에 가장 나쁜 자세다. 이런 자세는 척추의 'S'자 곡선을 변형시키고, 디스크와 척추 관절에 부담을 키워 만성 요통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허리만 숙이거나 비트는 동작 금물
#받침대 두고 발 올려가며 설거지
#걸레질보다 서서 밀대 청소를
물건을 들 때는 허리만 굽히지 말고 무릎을 굽혀 몸쪽으로 바짝 붙여 들고, 허리만 비틀어서 옮기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설거지를 할 때는 발 받침대를 두고 교대로 발을 올려놓으며 일을 해야 허리에 무리가 적다. 지나치게 과식을 해서 몸무게가 확 늘어도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소파에 기대거나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는 자세는 허리뿐만 아니라, 목 통증도 일으킨다.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사소한 엉덩방아에도 척추나 골반, 넙다리뼈가 부러질 수 있다. 따라서 성묘를 하러 산에 갈 때는 넘어져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청소를 할 때도 숙인 상태에서 걸레질을 하지 말고 서서 밀대로 미는 것이 좋다. 허리를 튼튼하게 하는 운동을 반복하고 자주 스트레칭을 하면 허리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김상우 영남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영양관리, 스트레스 관리, 금연은 허리건강에 도움이 된다"면서 "누울 때도 엉덩이 부분이 푹 꺼지거나 옆으로 많이 휘면 좋지 않고 의자 높이도 너무 높거나 낮지 않게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벌레, 독사에 물리면 지체 없이 병원으로
#벌 쏘이면 침 빼내고 얼음 찜질
#뱀에 물리면 부위 5㎝ 위쪽 묶어
산에서 성묘를 하다 보면 각종 벌레나 피부병 등에 노출되기 쉽다. 개미에게 물리면 보통 쌍을 이루거나 열을 지은 자국이 남는다. 쌀알 정도 크기에 가렵고 딱딱한 발진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벌에 쏘이면 온몸에 가려움증과 두드러기, 기도 폐색, 천식, 가슴 압박감,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우선 피부에 박힌 침을 신용카드 등으로 밀어서 빼내고 비눗물로 물린 부위를 씻는다. 통증과 독이 흡수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얼음 찜질을 하면 좋다. 쇼크가 나타나면 의식을 잃을 수 있으므로 누운 자세로 머리를 젖혀 기도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독사에 물리면 호흡 곤란이나 근육 마비, 구토, 부종, 통증 등이 나타난다. 심하면 혼수상태나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뱀에 물리면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해 편안하게 눕히고 움직이지 않는다. 비누와 물로 물린 부위를 부드럽게 닦아내고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끈으로 물린 부위에서 5∼10㎝ 위쪽을 묶는다. 독소가 정맥을 따라 퍼져 나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너무 세게 묶지는 않는다. 또 독을 제거한다고 입으로 빨아내는 것은 위험하다.
◆풀, 우습게 보지 마세요
#풀독 옮기는 옻·은행나무 조심
#예방하려면 긴 옷 입고 외출
산에서는 풀이나 나뭇잎에 스쳐 접촉성 피부염이 나타날 수 있다. 풀독을 옮기는 대표적인 식물은 옻나무와 은행나무다. 은행의 겉씨껍질 속에는 '은행산'이 들어 있다. 옻에는 '빌로볼'이라는 독이 들어 있어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풀독이 올랐을 때는 환부를 긁지 않아야 한다. 가렵다고 긁으면 세균 감염이 발생해 더 큰 고생을 할 수 있다.
평소 풀독이 있는 사람들은 미리 연고를 처방받아 준비해 가는 것도 좋다. 풀 독이 2, 3일 지나도 낫지 않거나 증세가 심해지면 차가운 물에 적신 수건을 비닐 주머니에 싸서 염증 부위에 대고 증상을 가라앉힌 다음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을철 열성 전염병인 쯔쯔가무시병과 렙토스피라증 등도 주의한다. 렙토스피라증은 개나 돼지, 쥐 등으로부터 사람에게 전파되거나, 감염된 동물의 소변으로 오염된 물에 노출됐을 때 피부 상처를 통해 전파된다. 열흘 정도 잠복기를 거쳐서 발열과 두통, 오한, 근육통, 결막 충혈의 증상을 일으킨다. 증세가 감기몸살과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쯔쯔가무시병은 들쥐 등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어 전파되는 질환이다. 1, 2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오한, 두통,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을 보인다. 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 원장은 "피부 질환을 예방하려면 긴 옷을 입고 집에 올 때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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