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경북도당 공천위원회가 다음 달 28일 치러지는 울진군의회 다선거구(평해읍, 매화'기성'온정'후포'근남면) 보궐선거 때 후보자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해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한 공당의 책임 회피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공천 경쟁자들 난립으로 당 조직이 분열되는 것을 우려해 무공천 한다는 경북도당의 설명은 그동안 '공천=당선' 선거 승리의 자신감이 상실된 것을 의미한다. 즉 공천 탈락자들의 거센 반발 등으로 코앞에 다가온 총선 때 악영향으로 작용해 패배할 게 두려워서 공천권을 포기한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TK(대구'경북) 못지않게 새누리당 정서가 강한 PK(부산)지역의 새누리당은 최근 부산의 기초의회 재'보궐 선거구 3곳의 공천자를 모두 발표해 경북도당과 대조를 이룬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선거에 당당하게 정공법을 선택했지만 경북도당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는' 졸렬한 결정으로 비판을 자초한 것이다.
울진 선거구의 강석호 국회의원에게도 비판의 화살이 몰린다. 기초의원 공천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견이 대부분 반영되는 게 정치 현실인 점을 감안하면 강 의원이 이번 무공천에 동의한 대목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는 강 의원의 측근이면서 '소나무 절도'로 군의원직을 자진사퇴한 이세진 전 군의장이어서 강 의원 역시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강 의원이 이번에 '참신하고 깨끗한' 후보를 공천해 지역 일꾼으로 키울 것을 기대하는 주민 여론이 지배적이었으나 정작 강 의원은 본인 총선 때문에 '집토끼(당 후보들)와 산토끼(무소속 후보들)' 모두를 잡으려는 '무모한' 선택을 감행한 것이다. 무공천 소식이 전해지자 새누리당 공천에 기대를 걸었던 출마 예정자 중 일부는 출마 포기 선언으로 당과 강 의원을 향해 불만을 표출해 '집토끼'마저 도망갈 위기에 처했다. 울진 정치권 인사들의 "강 의원이 측근인 이 전 군의장의 사퇴 파동을 원만하게 수습하고, 지지세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자신의 정치적인 이해득실에 따라 이번 보궐선거 무공천을 결정한 강 의원과 경북도당은 "무공천 잣대와 기준이 뭐냐"는 출마 예정자들의 항변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자못 궁금하다. 한편으로는 강 의원과 경북도당에게 무공천을 재고해 후보자 공천으로 정공법을 택하라고 권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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