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 수사 장기화…포항 '우울한 추석'

철강 생산 작년보다 14% 감소, 임금 체불 250억원 2.5배 늘어

포스코 그룹사 비리 의혹과 '포스코-정치권' 간 비정상적 거래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검찰수사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포항 경제가 좀체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포항기업의 상당수가 씨줄 날줄로 얽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검찰수사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언제 목표물이 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고용이나 투자계획이 잔뜩 움츠러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불안감은 포항철강산업단지 내 기업들의 추석 나기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포항철강관리공단이 올 추석을 앞두고 공단 내 70개사를 대상으로 명절 상여금 지급현황을 조사한 결과 절반가량인 32개사가 급여의 50~100%를 현금으로 주고, 나머지는 2만~30만원 상당의 선물을 지급하기로 했다. 상여금 지급 기업체 수는 작년 추석과 비슷하지만, 상여금 및 선물 액수는 30% 가까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지역 체불액은 지난해에 비해 2.5배나 늘어난 250억원인 것으로 조사돼 우울한 추석을 보내는 근로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 기업들은 올해 생산량이 줄어들어 매출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1/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4.4%, 2/4분기는 2.6% 감소하는 등 2분기 연속 생산량이 추락했다. 포항철강공단의 철강 생산액은 지난해 1/4분기에 비해 6.4%, 2/4분기에 비해서는 14.1%로 감소했다.

포항시 남구(공장밀집 지역) 수출의 95%를 차지하는 철강'금속의 경우 지난해에는 6.7% 증가해 올해 경기전망 기대치를 높였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올해 1/4분기 6.8% 하락세를 기록하더니 2분기에는 11.6%로 더 크게 떨어지는 부진을 보였다. 수출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 포항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나 줄었다. 주요수출국과의 교역실적은 중국이 -34.3%를 기록했고, 일본 -31.5%, 미국 -23%, ASEAN -16.8%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부국장은 "세계적인 철강경기 침체와 검찰수사 등으로 인해 지역경기가 한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기업들이 지역투자를 늘리고 있고 조선업 등 철강수요산업도 살아날 기미가 있어 크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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