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 4가지를 제공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 정부가 요청한 핵심 기술은 AESA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 및 추적 장비,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 전자파 방해 장비 통합 기술 등이다. 이로써 기술이전을 전제로 추진 중인 20조원 규모의 KF-X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우리 군은 지난해 9월 공군의 차기전투기(F-X)로 유럽의 유로 파이터와 경합했던 미 록히드 마틴사의 F-35A를 선택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미국 정부가 이전을 거부한 4건의 기술을 포함해 25건의 기술이전을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계약을 체결하면서는 4개 기술을 빼고 나머지 21개 기술 제공만 반영했다. 차기 전투기 선정 계약에서 KF-X사업의 핵심 기술이전을 빼먹은 것이다.
AESA 레이더는 일정 방향으로 전파를 쏘아 정밀하게 목표물을 탐지 추적할 수 있는 전자전 능력을 갖춘 최첨단 레이더다. 록히드 마틴사는 유로 파이터와 차기 전투기 선정 다툼 당시 이런 기술들이 수조원 상당의 가치가 있다고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4개 기술이전 조항을 계약에서 누락시켜 제작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게 됐다. 이제 이들 핵심 기술은 유럽 등 제3국에 의한 기술 협력 생산을 추진하거나, 국내 기술로 개발해야 할 처지다.
한국은 미국산 무기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국가 중 하나다. 이번 F-X사업만 하더라도 모두 40대의 F-35A를 들여오는데 국민 세금 7조3천418억원을 쓴다. 4개 기술을 제3국과 기술 협력으로 생산하건, 국내 기술로 개발하건 가욋일이요, 가욋돈이 필요하다. 미국에 기술이전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라도 정부의 각성이 요구된다. 미국 정부에 재고를 거듭 요청하고 기술이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 미국이 거부했다고 그냥 주저앉는 것은 정부의 무능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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