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 요즘처럼 독립적인 레저생활로 자리 잡기 훨씬 이전에는 등산 동호인들과 낚시 동호인들에 의해 야영, 숙영의 형태로 모습을 이어왔었다. 소형화된 백패킹 장비들과 온수 스토브, 소형 가스히터들은 이미 그때부터 애용되었던 품목들이다. 지금도 등산과 낚시를 즐기며 간단히 야영으로 숙박을 해결하는 동호인들도 많지만, 필자는 낚시 본연의 활동보다는 캠핑에 중점을 두어 즐기곤 한다. 캠핑에 기준을 맞추고 천렵은 잠시 나가는 식이니 장소 선정이나 낚시 채비는 전문 낚시꾼들의 입장에서는 미흡하기 짝이 없겠으나 혼자 또는 적은 인원들끼리 더운 낮에 소일하며 보내기는 낚시만 한 것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운이 썩 나쁘지 않은 이상 저녁상에 올릴 만한 생선 정도는 자급할 수 있으니 하루를 알차게 보낼 캠핑 스케줄이 아닐 수 없다.
대낚시, 루어낚시, 갯바위, 선상낚시 등 장비와 장소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지만 전문적인 기술과 장비가 필요한 바다낚시 쪽보다는 캠핑 장소를 확보하기 쉽고 장비도 비교적 간단한 루어낚시를 선호하는 편이다. 민물 대낚시의 경우 일부 오토 캠핑장은 낚시터를 함께 운영하거나 애초부터 낚시터 인근에 입지하여 낚시 동호인들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일반 하천이나 교각 위에서도 즐길 수 있는 루어낚시는 부담 적은 채비와 다양한 낚시 포인트로 간단한 캠핑을 동반하여 즐기기에 이상적이다. 루어낚시는 인공의 모조 미끼를 꿴 바늘을 던지고 릴을 쉼 없이 되감아 들이기를 반복하며 미끼에 역동성을 부여해 물고기를 낚는 낚시법이다. 활동 자체가 많아 지루함이 적기도 하고, 채비나 기술의 진입 장벽도 낮은 편이다. 루어낚시는 특성상 낚이는 물고기들이 움직이는 미끼를 공격하는 육식성 어류가 대부분으로 장소와 시기만 잘 택한다면 초보자도 빈손으로 돌아올 확률이 적은, 무난한 낚시 방법이다.
인근에는 경남 거창이나 산청군 일대에 캠핑과 루어낚시를 즐기기에 좋은 포인트가 많다. 하천 옆 모래톱에 캠핑장소를 마련할 수도 있으나 여름철 폭우 등 상황에는 위험이 따르므로 차량이나 도보로 이동하더라도 안전한 장소를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대에서 늦봄부터 초가을까지 두루 잡히는 어종은 꺽지로 크기는 작지만 맛이 좋아 인기 많은 어종이다. 적당한 채비는 보통 스피너와 소프트 웜+지그 헤드를 많이 사용한다. 포인트에 따라 고급 어종인 쏘가리도 낚인다고 하는데 아직 직접 잡아본 경험은 없다.
낚시를 위해 텐트를 떠날 경우, 노지캠핑은 물론 관리자가 있는 캠핑장이더라도 귀중품이나 고가의 장비는 차량에 옮겨 두거나 일행을 남게 하여 관리해 도난을 예방해야 한다. 루어낚시의 대상인 공격성 어류들은 수온이 따뜻해야 활동성이 극대화되어 조과가 좋으므로, 하천에 허리까지 잠겨 포인트를 찾기도 하는 루어낚시의 방식은 여름철 낮의 더위를 피하는 방법으로도 훌륭하다.
루어낚시는 유기물 밑밥을 사용하는 다른 낚시법에 비해 오염 발생 요인은 적은 편이지만 유실된 루어나 낚싯줄 등의 오염원 발생을 최대한 주의하여 줄이도록 하고, 캐스팅 반경 안에 다른 사람이나 물체를 경계하여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 무리하게 포인트를 찾아 도강하다가 발생하는 실족 등의 사고도 충분히 주의하여야 한다. 한 장소에 다수의 사람이 몰릴 경우 먼저 선점한 조사에게 양보하고, 부득이 해당 장소를 지나갈 경우 양해를 구하도록 한다.
한나절의 천렵을 통해 추려낸 적당한 씨알의 생선들은 저녁 차림에 훌륭한 양식으로 바뀔 수 있다. 불린 고춧가루와 간장, 다진 마늘, 매운 고추를 배합한 양념장을 넣고 끓여낸 꺽지 매운탕이나 간장 양념을 하여 조린 꺽지 조림, 석쇠에 소금을 뿌려 장작불에 구워낸 꺽지 석쇠구이 정도의 간단한 조리면 더할 나위 없다. 자급자족에 이를 수는 없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천렵에 의한 끼니의 마련도 경이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캠핑 장비의 손질과 마찬가지로 낚시장비의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 낚싯대의 분리된 부분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하여 전용 케이스에 물기를 말려 보관하고, 사용한 바늘은 따로 분리하여 보관한다. 소프트 웜은 뭉쳐 있으면 서로 다른 색이 물들 수 있으므로 색깔별로 분류해 보관토록 하고 스피닝 릴은 가급적 물과의 접촉을 피하되 부득이할 경우 내부의 윤활젤이 녹아 씻겨 내려가지 않게 냉수로 세척하여 완전 건조 상태로 두어야 한다.
항상 반복되는 캠핑에 단조로움이 느껴진다면 그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계절과 장소에 따라 즐길 거리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여러 취미를 가져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 낚시, 요리, 여행 등등 매력 있는 다양한 활동들과 자연스럽게 조합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이 캠핑의 끊을 수 없는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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