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발전의 요체는 사람과 지하자원이다. 우리나라는 자원은 없고 사람만 있는데도 선진국 문턱까지 발전해 왔다. 1960, 70년대 국민소득 70달러 정도에서 현재는 2만8천달러로 약 400배나 늘었다. 대구경북 인물들이 그 중심에서 땀을 흘렸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일자리가 없어 죽도록 공부한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야 직장을 잡을 수 있다. 지역 인재들이 떠나면 누가 지역을 발전시킬 것인가? 자존심이 상한다. 대구시는 이 절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시민 원탁회의'를 열었다. 지난 9월 7일 오후 대구 시민운동장 내 체육관에서 열린 2015년도 제2회 시민 원탁회의장은 시민들의 열기로 꽉 채워졌다. 대형 원탁에 10여 명씩 앉았으니까, 50여 개 원탁에 5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원탁별로 '대구시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하여 발표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노후주택정비, 아파트 투기 없는 대구, 2)교통사고 적고 사통팔달의 대중교통 도시, 3)골고루 함께 일하는 도시, 4)향토기업(중소기업, 디자인 완제품, 규제완화, 화장품) 살리는 대구, 5)대한민국 선도문화 인프라 도시 대구, 6)자긍심 높은 열린교육 도시, 7)생애주기별 따뜻한 복지 도시, 8)공원 많고 잘 정돈된 깨끗한 도시, 9)누구나 배려하고 함께하는 공동체의 도시, 10)소득 격차 적은 대구, 11)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관광 도시 등이다. 테이블에서 선정된 대표 10여 명은 1분간씩 발표했다. 대구시장은 마무리 인사말에서 '대구 발전에 최선을 다하지만 대구의 성장이 더디다'는 고뇌에 찬 현실을 숨김없이 발표하는 것도 신선했다.
필자는 이 기회에 대구를 발전시키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싶다. 대구의 여성들은 예부터 매력 있고 지성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것으로 이름이 높다. 또 섬유와 패션 산업의 든든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대구의 섬유와 패션이 이미 끝난 산업이란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시민이 많지만, 아니다. 단연코 대구의 미래 산업은 미(美)를 창조하는 산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 미의 생활패턴이 고급화된다. 이런 측면에서 패션과 화장품 산업은 대구의 대표 산업이 될 수 있다.
패션과 함께할 안경 산업은 이미 성장하여 글로벌 수준의 문턱에 진입하고 있다. 미를 창조하는 산업은 세계인에게 가장 쉽게 접근되는 산업이다. 미와 패션, 노래와 춤, 대표적인 음식 등 사람의 오감(미각,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을 살릴 수 있는 산업이 미래 산업이다. 화장품 제조시설을 유치하는 노력도 생각해야 한다. 기존의 전략 산업 중 바이오 산업은 화장품 산업과 적합도가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지난 한 해 중국 인구 13억6천만 명 중 1억 명이 전 세계를 관광했는데, 그중 400만 명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들이 돌아갈 때 가방을 채워가는 상품은 화장품이었다. 서울 명동과 롯데호텔 등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몽땅 사가는 통 큰 중국 관광객들을 대구로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중국인 부유층은 서울의 유명 백화점에 와 억대 결혼식 예물과 1천만원이 넘는 신랑 정장을 구입한다고 한다. 이것을 대구의 미래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또한 문화 도시의 필수조건은 자랑할 만한 음식문화이다. 대구시민 모두가 오감과 관련한 산업을 우리의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힘과 마음을 모으자. 그것들이 우리의 미래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다. 상상력이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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