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오페라재단 2년…2기 임원진 10월 출범, 갈 길 되찾자

공연 작품 14개→6개로 뚝…오페리 보기 더 어려워졌다

재단법인 출범 2년과 2기 임원진 구성을 앞두고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
재단법인 출범 2년과 2기 임원진 구성을 앞두고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갈 곳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20년 개관 목표인 부산 오페라하우스.
2020년 개관 목표인 부산 오페라하우스.

(재)대구오페라하우스(이하 오페라재단)가 대표와 이사 등 2기 임원진을 구성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2기 임원진은 오페라재단 출범 초기의 갈등과 불안을 해소하고, 오페라재단의 안정화를 꾀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지난 2013년 11월 출범한 오페라재단은 출범 2년을 코앞에 둔 지금까지도 갈 곳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2기 임원진 출범을 앞두고 오페라재단의 전면 재점검을 요구하는 음악계의 목소리가 높다.

◆재단 출범 후에도 기존 패턴만 답습하나?

부산이 2020년 개관을 목표로 2천115억원을 투입한 오페라하우스를 짓기로 해 '오페라' 영역에 있어서만큼은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온 대구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구는 오페라재단화 이후 이렇다 할 성과 없이 과거의 패턴만을 답습하는 데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다. 오페라재단이 만들어진 후 시민들이 오페라를 보는 것이 더욱 힘들어졌고, 지역 음악인들은 무대가 없어 타지로 발을 돌리고 있다. 오페라 축제 구성 역시 달라진 것 없이 그대로다.

한 오페라 전문가는 "외국의 오페라극장처럼 시즌제까지 도입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한두 달에 한 번쯤은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만 지금은 재단이 만들어지기 전보다 오페라를 보기가 더 힘들어진 상황"이라면서 "이대로라면 지난 20년 동안 확보해 놓은 대구오페라의 우위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오페라축제 국비 확보 역시 풀어야 할 난제다. 오페라축제는 지난해 8억원의 국비 지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4억원으로 절반이 삭감되면서 올해는 물론, 향후 축제 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지만 뾰족한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부금을 활성화하겠다는 오페라재단의 설립 초기 목표 역시 온데간데없다. 대구시는 오페라재단화 초기 경제인을 대표 및 이사진으로 내세워 메세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2년이 지나도록 성과는 전무하다. 재단화 이후 지금껏 오페라재단의 기부금 내역은 연회원 모집을 통한 280만원의 기금 조성과, 모 레스토랑의 축제 후원 2천만원, 대산농촌문화재단 500만원 등이 전부인 상황으로, 관례적으로 이뤄지는 기부금 외에는 전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어디로 달려가야 할 것인가? 목표 설정부터…

대구시는 올해 문체국 예산 중 '글로벌 뮤지컬도시 발전 기본구상 연구용역'비를 반영해 놓고 있다. 하지만 재단까지 만들어진 오페라의 경우는 과연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달려가야 하는지 목표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미경 대구성악가협회장은 "오페라재단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재단화 이후 2년 동안 아무도 이런 고민을 하지 않고 시간만 허비하고 말았다"고 지적하면서 "지금이라도 중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페라재단이 단지 오페라를 제작하는 '오페라단'의 역할만 할 것이 아니라 지역 음악계를 아우르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시장 공약 사항으로 추진 중인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에 있어 대구는 '음악' 부문이 가장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오동욱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오페라는 단순히 성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합창까지 음악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장르"라면서 "오페라재단이야말로 대구 음악계의 모든 역량을 끌어 모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추진하기에 적합한 조직"이라고 밝혔다. 지금껏 오페라를 제작하는 것에만 급급했던 데서 벗어나 대구의 모든 음악적 자산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알려나가는 것이 오페라재단은 물론 지역 음악계를 성장시키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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