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운동부나 기숙사 폭력 사건이 숙지지 않고 있다.
이는 하루 종일 단체 생활을 하는 운동부나 기숙학교의 특성상 외부로 폭력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는다는 점 등이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구강북경찰서가 최근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대구 모 고교 운동부 학교 폭력 사건 이전인 지난 7월에도 대구의 한 고교 야구부에서 선후배 간 학교 폭력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바 있다.
기숙사나 운동부 내 학교 폭력은 '잘못된 기강 잡기 문화'에 여전히 순응하는 태도가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교폭력예방 상담사들은 "학교 내 선'후배 관계가 과거와는 다를 것 같지만 여전히 기강을 잡는다는 이유로 각종 폭행이 벌어지고 있다"며 "피해 학생들, 심지어 학부모 사이에서도 '운동으로 성공하려면 감내해야 한다'는 생각이 사태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숙사 학교는 학생 사이에 폭행당한 사실이 알려지면 기숙사 생활에 불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상담사들은 "기숙학교의 특성상 일반 학교보다 학생끼리 친밀도는 높은 반면 위계질서도 뚜렷하다. 자칫 외부에 폭력을 당했다고 알리면 아이들과의 생활에서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기숙학교 내의 치열한 경쟁 또한 폭행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비교적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기숙학교로 진학을 많이 하는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남을 이기기 위해 괜한 흠집을 잡거나 치밀한 따돌림이나 가벼운 폭행을 저지르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학교 관계자들은 "가정에서 곱게 자랐거나 다른 학생들에게 흠집이 잡힌 아이가 있으면 학생끼리 짜고 은밀하게 소지품을 훼손하거나 SNS 등으로 가벼운 폭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며 참고 넘어가자는 생각 때문에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세부적인 교육과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숙 학교폭력예방종합지원센터 대표는 "이른바 '힘없는' 학생들에게 교육을 강화해도 쉽게 외부로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보다는 교사나 학부모를 상대로 학교폭력 예방법이나 대처법 교육을 강화해 학생들 행동을 살피고 학교폭력을 발견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