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어르신들에게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는 의사가 있다. 박언휘종합내과의 박언휘(사진)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박 원장은 지난 18일 대구경북노인복지회에 독감 백신 4천500개를 기증했다. 개당 4만원으로 금액만 1억8천만원에 이른다. 그가 기증한 독감 백신은 외국 수입품으로 접종을 하면 면역력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독감 백신 중에는 최고급에 속한다.
그가 기증한 백신은 대구경북노인복지회를 거쳐 50여 곳의 요양원에 보내진다. 특히 올해부터는 어르신들을 간호하는 요양보호사나 간호조무사를 위해서도 백신을 기증했다. 박 원장은 "지병이 있는 어르신들은 독감에 걸리면 폐렴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며 "일부 어르신들이 요양보호사나 간호조무사를 통해 전염되는 사례가 있어 올해는 이들에게도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병원을 개원하면서 독감 백신을 무료 기증하기 시작했다. 당시 1억원가량의 백신을 무료 기증했고, 매년 조금씩 금액을 올렸다. 지금까지 백신 구입 비용만 15억원이 넘었다.
박 원장은 백신 기증뿐만 아니라 10년 넘게 찾아가는 장애인 의료 봉사도 하고 있다. 그는 경북대병원에서 근무하다가 그만둔 뒤 한의대교수, 준종합병원 원장 등을 거친 뒤 병원을 개원했다. 그는 "박봉의 월급으로는 봉사하기가 쉽지 않아 병원을 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봉사를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1990년대 후반 교회를 빌려 무료 진료를 할 때 한 할머니를 만나면서부터다. 당시 할머니는 본인 진료는 받지 않고 장애가 있는 아들의 항생제만 받아갔다. 3층 건물의 옥상에 있는 할머니 댁을 찾아가니 두 다리가 절단된 아들이 혼자 있었고, 다리에 괴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는 "의료 사각지대를 직접 목격했다. 더 치열하게 의료 봉사를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박 원장은 글쓰기에도 일가견이 있다. 5년 전에 시인과 수필가로 등단해 지금은 의사시인협회 부회장, 의사수필가협회 감사를 맡고 있다. 또 국제펜클럽의 국내 홍보이사도 맡고 있다. 그는 "5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너무 외로워서 힐링 차원에서 글을 썼다"고 했다.
그는 "인생은 유한하다. 할 수 있을 때 뭐든지 열심히 해야 한다"며 "나이가 들수록 봉사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커지고 마음이 조급해진다"며 다부진 웃음을 보였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