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이 추석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에 나설 각 정당의 출마후보를 결정할 공천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 추석 대구경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이 여론의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은 문제가 없으며 앞으로 지역 정치권은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여론이 모일 수도 있고 '박 대통령이 좀 더 소통을 강화하면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도 있다.
민심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추석 후 지역 정치권의 모습은 판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 현역의원 물갈이 폭 관심
추석 민심이 '박 대통령 보좌 강화' 쪽으로 이동하면 지역의 현역의원 물갈이 폭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국회의 비협조 때문에 국정운영 성과가 애초 기대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하며 '배신'을 언급하기도 했다. 적어도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이 당선에 도움이 된 대구경북 정치인들은 국정운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국회법 거부권 행사과정에서 불거진 당'청 갈등을 경험하면서 청와대는 당 장악력 부족을 절감했다"며 "차기 총선에서 친박계 의원 수를 최대한 늘리고자 한다면 대구경북이 가장 좋은 지역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추석 민심이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 쪽으로 기울 경우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지역 출마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스럽게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 폭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분위기는 대구 수성갑에서 야당 깃발을 꽂으려고 표밭을 다지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국회의원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
반대로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우려를 표하는 여론이 다수를 형성할 경우 지역의원들의 물갈이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여름 당'청 갈등 과정에서 유 전 원내대표와 뜻을 함께해 박 대통령의 눈 밖에 났던 지역 현역의원들에게도 활로가 생긴다.
◆경북, 선거구 조정에 따른 현역의원 간 피 튀기는 싸움
경북 의원들에겐 선거구 조정 문제를 둘러싼 추석 민심이 최대 관심사다.
주민들은 물론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출향인들까지 선거구 조정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거구 조정 결과에 따라 현역 의원 간 대결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경북 의원들은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구가 선거구 하한기준보다 모자라 선거구를 조정해야 하는 문경'예천(이한성, 재선), 영주(장윤석, 3선), 군위'의성'청송(김재원, 재선), 상주(김종태, 초선), 영천(정희수, 3선)에서는 논란이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특히 선거구 조정 방안을 두고 현역 의원 간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주, 문경, 예천, 영주의 경우 추석 연휴기간 동안 의원들의 홍보전도 불꽃을 튀길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고향의 정치적 영향력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훈수를 두는 출향인이 많을 것"이라며 "이번 추석이 주민들의 (선거구 조정 관련) 여론형성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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