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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4개월 넘도록 관장도 없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선임 한 달 만에 갑작스레 해임…섬산련 산하기관과 역할 중복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가 지역 섬유패션산업의 컨트롤 타워가 되려면 섬유업체 유치를 늘리고 마케팅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가 지역 섬유패션산업의 컨트롤 타워가 되려면 섬유업체 유치를 늘리고 마케팅'전시 기능을 통합하는 등 조직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매일신문 DB

개관 4개월을 넘긴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이하 DTC)를 둘러싼 잡음이 숙지지 않고 있다.

당초 지역 섬유패션산업의 글로벌 마케팅 사령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입주 업체 중 절반에 불과한 섬유업종 비율, DTC 내부의 마케팅 기능 중복 등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직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총 1천100여억원을 투자해 대구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에 건립된 DTC는 올해 5월 말 개관 이전부터 여러 난맥상을 드러냈다. 초기에 업무'상업공간의 임대율은 저조했고, 초대 관장이 선임된 지 한 달 만에 갑작스레 해임된 후 공석 상태다. 앞서 시의 두 차례에 걸친 DTC 운영기관 공모에도 다른 응모기관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현재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이하 섬산련)가 위탁운영을 맡고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DTC는 업무시설 입주 업체 39개 중 섬유패션 관련 기업체는 19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비(非)섬유업종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임대율 85%로 공실 우려는 면했지만, 정작 지역 섬유패션업체의 외면을 받는 형편이다. 당초 목표한 대기업 원사업체 유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섬유업체 대표는 "지역의 기존 섬유공단과 멀리 떨어져 있어 DTC에 굳이 사무실을 내봐야 별로 실익이 없다. 바이어들도 개별 업체 생산현장을 방문하는데, DTC에서 어떤 마케팅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DTC는 섬산련 산하 '대구섬유마케팅센터'(DMC)와 기존 '(사)한국섬유마케팅센터'(KTC)를 흡수해 각각 국내'외 섬유패션 마케팅 기구로 이원화하면서 통합 마케팅의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등 섬유산업 기관은 독자적으로 섬유패션 마케팅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 시가 연간 13억원의 운영위탁금을 섬산련에 주고 있지만, 대부분 DTC 직원 인건비나 건물 관리비, 섬유박물관 운영비 충당에 그쳐 섬유패션 관련 신사업 개척은 꿈도 꾸기 어려운 형편이다.

섬산련 관계자는 "남은 업무용 임대공간은 섬유업체 입점만 받을 것"이라며 "다만 섬유패션 통합 마케팅 기능을 살리기 위해 DTC를 법인화해도 컨트롤 타워의 주체가 누가 될지는 숙제"라고 했다.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DTC의 모습은 사업 추진 초기의 구상과 기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며 "섬유패션 관련 마케팅'전시 기능을 통합한 조직으로 재정비해 명실상부한 지역 섬유패션 비즈니스의 컨트롤 타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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