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서문시장이 '짝퉁 쇼핑'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 이후 서문시장을 찾아 국내 유명 의류 브랜드 '짝퉁 제품'을 구매하는 중국 관광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오후 서문시장. 한 옷가게에 3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물건을 살피고 있었다. 한 여성이 티셔츠 하나를 들고 "한국 거?"하고 묻자 상인이 "한국에서 만든 거"라고 답했다. 여행객을 데리고 온 관광 가이드는 "중국에서 한국 의류 브랜드는 인기가 좋고 상당히 고가에 팔리는 제품"이라며 "짝퉁 쇼핑을 위해 서문시장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중국 관광객은 서문시장에서 더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특히 4월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해 서문시장역이 들어선 뒤 모노레일로 도심 풍경을 감상하면서 서문시장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다. 얼마 전부터는 중국어로 방문 환영 인사를 담은 플래카드가 시장 곳곳에 내걸리기도 했다.
예전에는 대다수 중국 관광객들이 먹거리와 기념품을 사갔지만 최근 들어서는 '의류 구매'로 쇼핑 패턴이 변했다. 서문시장에서 남성의류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옷을 사가는 중국인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객이 사가는 의류 중에는 '국내산 짝퉁'이 단연 인기다. 한 상인은 "요즘은 중국에서도 한국산 아웃도어 의류가 인기가 많은지 대량으로 사가는 중국 관광객들도 있다. 살 때는 꼭 한국에서 만들어진 짝퉁 제품인지를 묻는다"고 했다.
이에 따라 짝퉁 제품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짝퉁 의류와 가방 등을 판매한 서문시장 상인 22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히기도 했다.
'짝퉁 쇼핑'을 위해 서문시장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서문시장 쇼핑을 하려는 중국인에게 유명상표로 보이는 가방이나 의류의 상당수가 짝퉁이라는 걸 넌지시 얘기해주면 이미 다들 알고 있다는 반응이다. 자칫 서문시장이 짝퉁 이미지로 굳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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