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 정쟁' 2라운드…비주류 공천 원천배제 조항 수정 요구

안철수 "낡은 진보 청산" 혁신안 구상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주류 진영이 29일 혁신위원회의 하급심 유죄 시 총선 공천 원천배제 조항의 수정'보완 필요성을 거론하며 문재인 대표를 압박했다. 비주류 진영은 혁신안이 보완되지 않을 경우 탈당을 불사할 태세여서 혁신 문제가 또다시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특히 '혁신 마이웨이'를 고수하는 안철수 전 대표의 추가 혁신안 발표는 물론 비주류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도 별도 혁신토론회를 준비하는 등 비주류가 자체 혁신안 마련에 나서고 있어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최근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공천심사 대상에서 제외토록 하는 혁신안에 따라 원천배제 대상에 포함되자 탈당도 불사하겠다며 당이 자신의 공천 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혁신위가 총기 난사를 하며 분탕질한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 대표와 혁신위가 모든 것을 결단해야 한다"면서 "혁신안은 문 대표도, 김상곤 혁신위원장도 수정'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 측은 "절차를 밟아 중앙위까지 통과된 상황인데 문 대표가 당헌'당규까지 개정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난색을 표시했다.

혁신을 고리로 한 주도권 경쟁 2라운드의 테이프는 안 전 대표가 끊는다. 앞서 안 전 대표는 혁신의 3대 방향과 부패척결 관련 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추석 연휴 이후에는 '낡은 진보 청산'을 주제로 고강도 혁신안을 내놓겠다는 것이 안 전 대표의 구상이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 29일 "낡은 진보는 국민들이 당에 등을 돌리는 가장 결정적 이유"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원칙과 실행과제를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중도성향인 비주류 진영과 달리 주류 진영에는 진보성향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안 전 대표가 어떤 의제를 던지느냐에 따라 두 진영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민집모 역시 지난달 16일 중앙위원회와 겹쳐 연기했던 '혁신위원회 활동 평가 토론회'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비주류 인사들은 "혁신위의 쇄신안은 본질을 벗어났다"는 입장이어서 토론회에서는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민집모는 지난번 토론회 때 발제자로 초빙하려 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다시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주류와 비주류의 '혁신경쟁'이 계파 간 힘 싸움으로 변질될 경우, 가뜩이나 내홍에 휩싸인 당을 더 혼돈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