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외화내빈 DTC, 커지는 시민 부담과 우려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가 당초 구상과 달리 제 역할을 못하고 계속 삐걱대면서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개관 5개월째로 접어들었지만 기대와 달리 섬유업체 입주에서부터 지역 섬유산업 발전 청사진이 분명치 않은 등 갈피를 못 잡고 있어서다. 빠른 시일 내 대구경북 섬유산업 발전과 마케팅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 수행 등 제자리를 잡지 못할 경우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DTC는 지역 섬유패션산업의 메카를 목표로 5월 말 동구 이시아폴리스 내에 문을 열었다. 글로벌 마케팅 사령탑을 기치로 국'시비 등 1천100억원을 들였다. 아직 제자리를 잡아가는 초기 단계로 볼 수 있으나 DTC 운영을 둘러싸고 몇 차례 마찰음이 나오는 등 행보가 순탄치 못하다. 무엇보다 1천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따져볼 때 마냥 뿌리 내리기를 기다릴 형편이 아니라는 점에서 걱정이 크다.

현재 DTC는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가 시로부터 연간 13억원의 지원금을 받고 위탁 운영하고 있다. 두 차례의 공모에도 다른 기관이 응모하지 않았고 섬산련이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무시설에 둥지를 튼 섬유업체가 현재까지 19개에 그쳐 운영 능력이 기대 이하다. 이는 전체 39개의 절반이 안 되는 비율로 겨우 공실률(15%) 걱정만 조금 던 상태다. 명색이 지역 섬유산업 핵심시설에 비섬유 업체가 더 많다는 것은 체면 문제다.

애초 DTC가 표방한 마케팅 총괄도 타 섬유관련 단체와 여전히 겹치는 등 비효율성을 키우고 있다. 현재 패션산업연구원과 패션사업협동조합, 섬유개발연구원 등 여러 기관들이 제각각 마케팅을 펴고 있다. 설립 취지에 걸맞게 DTC가 지역 섬유업계의 활발한 해외진출 등을 견인하려면 분산된 기능을 통합하는 등 재정비가 시급하다.

대구시도 DTC 운영을 섬산련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활성화 대책과 조직 재정비 등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제 몫을 못하는데도 시가 계속 방관한다면 지역 섬유산업 경쟁력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훌륭한 구슬이라도 꿰지 않으면 보배가 아니다. DTC의 미래와 지역 섬유산업 발전을 위해 더욱 분발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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