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달콤했던 추석연휴. 지난달 27일 박인규(사진) DGB대구은행장은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창립 48주년(7일)을 앞두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고객에게 더 큰 만족을 주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박 행장은 미국 시카고'밀워키'실리콘밸리 등을 돌며 선진 금융기법을 몸소 체험한다. 출국에 앞서 지난달 25일 만난 박 행장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지역민의 사랑으로 대구은행이 창립 48주년을 맞습니다. 지방은행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박 행장의 다짐대로 대구은행은 현재 세계적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 중이다. 올 들어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만 2천억원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59.0%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7% 늘어난 2천6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수익이 2천438억원임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서 거둔 성과로 의미가 깊다. 주요 자회사인 대구은행의 비이자수익 개선과 DGB생명 인수, 캐피탈 등 자회사의 선전 효과 등이 작용했다.
이에 따른 직원들의 자신감에 박 행장의 리더십이 더해지면서 대구은행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작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김천시금고 유치 사업에서 '국내 1위 은행'이라는 신한은행을 제치고 금고 업무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5년 전 포항시금고 유치를 놓고 신한은행의 도전을 뿌리친 데 이어 국내 1위 은행과의 경쟁에서 연거푸 '승리'를 거뒀다.
"국내 최고 은행이라는 신한은행과의 경쟁에서 연이어 이긴 것은 은행 내부에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미 대구은행은 전국구 은행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7월 반월'시화공단에 경기도 1호 점포를 냈다. DGB캐피탈 안산지점도 함께 문을 열었다. 서울'인천'경기 등 광역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부산'경남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9월 경남 양산에 양산지점을 개점했다. 대구은행의 256번째 지점이자 경남지역 세 번째 점포다. 은행 안팎에서는 양산지점 개점을 두고 '지방은행 1위'라는 명예를 재탈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는 물론 매각설이 꾸준히 도는 SC은행 인수에도 조건만 맞는다면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해외 진출을 통해 금융영토를 넓히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지난 2012년 지방은행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지점을 설립한 뒤 올해는 베트남에도 사무소를 개설했다. 지난 4월 세계 물포럼행사를 위해 대구를 찾은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으로부터 은행 설립과 관련해 초청을 받기도 했다. "생일을 맞아 대구은행은 더 큰 변화와 도약을 준비 중입니다. 그러나 대구경북민의 지지와 사랑이 없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100년 은행으로서 지역과 지역민에게 보답하는 것이 대구은행이 그리는 가장 큰 미래입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