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부끄러운 '서문시장 짝퉁 쇼핑 관광'

도시철도 3호선 개통 효과로 최근 서문시장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 중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주로 짝퉁 제품을 사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자칫 서문시장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이름난 전통시장이자 관광 명소라는 명성에 전혀 걸맞지 않게 짝퉁 유통지라는 인식이 굳어진다면 모처럼 활기를 찾은 대구 관광 특수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서문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 수가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서문시장을 통과하는 3호선 때문에 이전보다 접근성이 훨씬 좋아지면서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도 더욱 가파르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전통시장이 단순히 스쳐가는 관광 코스가 되거나 유명 제품을 베껴 파는 '짝퉁 천국'으로 전락한다면 큰 낭패다.

서문시장 사례에서 보듯 이 같은 기현상을 뒤집어 보면 지역 전통시장에는 외국인 관광객 입맛에 맞는 특화 상품을 찾기 힘들다는 소리다. 관광객이 기꺼이 호주머니를 열 만한 우수한 상품 개발과 브랜드 인지도, 마케팅'홍보 노력이 그만큼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질과 가격, 브랜드 인지도 등 측면에서 관광객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상품 개발 등 맞춤형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패턴이 점차 바뀌고 있는 것도 유의할 점이다. 과거에는 먹거리와 기념품 위주였다면 요즘은 생활용품'아웃도어 의류 등의 비중이 더 높다. 서문시장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의류 제품 판매액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들이 온통 국산 짝퉁 의류 제품에만 쏠리는 실상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앞으로 지역 전통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상품 개발과 홍보 등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대로 짝퉁 상품용 관광 코스로 내버려 두면 이미지에 먹칠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 번 실망하면 두 번 다시 그곳을 찾지 않는 게 이치다. 설사 발길을 되돌린다 해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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