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형공사장의 안전 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가 지난 8월부터 두 달간 신축중인 대구야구장과 동대구역 고가교, 대구도시철도 등 주요 공사현장에 대해 안전관리실태 점검을 벌인 결과 균열과 시공 불량, 설계 부적절, 감리 업무 미흡 등 각종 안전문제가 확인됐다.
이번 점검은 7월 31일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공사장 붕괴사고 이후 유사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점검 결과 197건의 지적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대구야구장 건립공사장이 27건으로 가장 많았고,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폐기물에너지화시설 공사장(25건)이 뒤를 이었다.
무엇보다 시설 안전과 직결되는 균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구조물에 발생한 균열은 균열관리대장에 등록'관리해야 함에도 상당수 균열이 빠져 있었다. 대구야구장의 경우 931곳의 균열이 확인됐음에도 612곳만 관리대장에 있고, 나머지 34.3%에 이르는 319곳은 누락돼 있었다. 폐기물에너지화시설도 624곳의 균열 중 60.7%(379곳)가 대장에 등록돼 있지 않았다.
특히 폐기물에너지화시설의 경우 균열 진행이 끝난 뒤 정확한 분석'조사를 거쳐 보수'보강작업을 해야 함에도 이를 어기고 균열이 진행되는 과정에 감리자의 확인 없이 보수'보강하고, 방수와 같은 후속작업을 진행한 것이 밝혀졌다.
설계도면이나 기준에 맞지 않은 시공도 드러났다. 대구야구장 공사장은 시공된 콘크리트 벽돌 1만3천622㎡ 중 15.2%인 2천70㎡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창호공사 91곳 중 6곳에서 하부지지 브라켓(받침대) 설치 불량이 나왔다. 또 야구장 공사장 암반사변 경사가 설계기준보다 더 가파르게 시공된 점도 지적됐다.
설계'시공계획 자체가 문제인 곳도 있었다. 동대구역 고가교 신축이음장치의 경우 1천390m 중 242m가 위에 철판을 덮고 흙을 쌓은 뒤 조경공사를 하도록 설계돼 있어서 준공 이후 점검'유지관리'보수가 어렵게 돼 있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각 공사장 관리기관에 지적사항을 알리고 즉시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며 "응급조치가 가능한 곳은 바로 조치를 취하고, 나머지는 장기 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인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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