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 날이다. 추수감사절이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로 정해져 있으니 블랙프라이데이는 매년 넷째 주 금요일이 된다. 블랙프라이데이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이날부터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이 시작되어서다.
추수감사절을 즐긴 시민들은 이튿날이면 새벽부터 쇼핑을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블랙프라이데이 자체가 공휴일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같은 몇몇 주들은 추수감사절 이튿날까지 공휴일로 지정해 두고 있어 자연스레 노는 날이 됐다.
블랙프라이데이엔 할인율이 워낙 높다. 지난해엔 삼성전자 55인치 UHD TV가 900달러(100만원)에 팔렸다. 할인율이 워낙 세다 보니 평소 찜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 문을 열기도 전부터 쇼핑몰 입구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지난해 4일간의 블랙프라이데이 주간엔 약 1억3천300만 명이 509억달러(61조원)를 소비했다.
1일부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됐다. 정부가 메르스 사태로 크게 줄어든 외국인 관광객을 다시 모으고 내수를 부양한다며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해 온 것이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는 백화점 71개, 대형마트 398개, 편의점 2만5천400개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모두 참여했다. 전국 200개 전통시장과 온라인 유통업체 16곳,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함께하기로 했다.
그런데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정부 의도대로 침체한 내수도 살리고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자리 잡을 것인가에 대한 기대고, 소리만 요란한 짝퉁 블랙프라이데이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정부 자료를 보면 업체마다 '50~70% 할인' '80% 할인' 등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대개 그 앞에는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다르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유통업계에서는 미국의 경우 제조업체가 연말 재고떨이 위주로 진행하고, 한국에서는 유통업체가 주도하다 보니 할인율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설레발을 치고 있다.
판단은 소비자가 내린다. 미국처럼 줄을 서서라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싼 가격에 샀다고 느낀다면 성공할 것이고, 사고 보니 평소나 다름없더라고 느낀다면 실패할 것이다. 소비자가 만족하도록 하는 것은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정부 모두가 나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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