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북삼읍 어로1리 '보람할매 연극단'(본지 2014년 10월 9일 자 2면 보도)이 창단 2년 만에 일을 냈다.
지난 2일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한 '2015 실버문화 페스티벌'에서 공연 부문 최우수상인 한국문화원연합회장상을 수상한 것. 실버문화 페스티벌은 문화부가 실버세대의 문화향유 증진을 위해 마련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공연'사진'음식 부문으로 나눠 전국 6개 권역에서 예선전을 거친 후 권역별로 3팀씩 참가, 총 18개 팀이 본선경연을 벌였다. 보람할매 연극단은 연극 '흥부네 박 터졌네'로 대구예선을 통과한 후 전국 대회를 당당히 제패했다. 마을 부녀회장인 최순자 단원은 "창단 당시 단원 절반이 한글을 몰랐다. 대본을 읽기 위해 한글 배우기와 연극 연습을 같이 해야 해 어려움이 컸던 만큼 기쁨도 더 하다"고 했다.
보람할매 연극단은 60대 중반부터 80대의 동네 할머니 12명으로, 지난 2013년 창단했다. 한글을 모르는 단원들은 칠곡군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한글을 배우면서 대사를 외웠고 연기를 익혔다. 그래서 탄생한 작품이 '흥부네 박 터졌네'이다. 보람할매 연극단은 그동안 각종 행사에서 총 30여 회의 공연을 펼쳤고, 2014년 경상북도 평생학습박람회에서는 연극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평균 연령 75세인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고, 연극을 하는 보람할매 연극단의 사연은 신문과 방송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귀남(66) 단원은 "한글을 배우고 난 뒤부터는 당당해졌고, 이젠 연극 대본을 읽고, 딸에게 편지도 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연극에 전념하고 싶다"고 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한글을 배워 연극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할머니들의 도전정신을 본받고자 한다. 연극을 통해 마지막까지 삶을 꽃피우겠다는 할매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보람할매 연극단은 적지 않은 나이와 문맹을 극복하고, 연극으로 제2의 인생을 꽃피우면서 공연 수익금과 대회 상금을 호이장학회에 기증도 하고 있다. 또 초등학교와 오지마을을 찾아가 공연을 통한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면서 어느새 칠곡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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