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7시 화원의 낙동강 사문진 나루터에서 열린 '100대 피아노 콘서트'. 이 무대에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올랐다. 정경화가 온다는 소식에 주최 측이 마련한 좌석 5천 석이 모두 찼고,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관람객들은 그냥 선 채로 2시간여 동안의 공연에 매료됐다. '바이올린의 여제(女帝), 한국 클래식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정경화의 선율을 느끼기 위해 대구는 물론 전국에서 음악인들이 모여들었다. 정경화는 야외에서, 그것도 수천 명의 관객이 모인 곳에서의 공연은 처음이라고 했다.
정경화는 한국이 낳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명성을 입증하듯 피아니스트 조재혁과의 협연으로 '브루흐(M. Bruch)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곡'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객석에서는 세 번의 기립박수가 쏟아졌고 정경화는 앙코르곡(사랑의 기쁨'사랑의 인사)으로 화답했다.
이날 사문진 나루터를 찾은 사람들은 "정경화를 낙동강변에서 본다는 것 자체가 놀라움"이라고 했다. 공연장소가 낙동강 둔치로 야외인데다 음향시설을 비롯한 기자재, 관객들의 음악성과 이해도 등의 문제로 섭외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달성과 인연이 있는' 정경화는 왔다. 정경화의 모친인 이원숙(2011년 작고) 씨는 지난 1968년부터 1982년까지 14년 동안 달성 옥포면 본리리 742-1번지(현재 LG전자 물류창고)에서 대규모 양송이 생산 및 가공공장(통조림)을 운영했다. 정경화는 김문오 달성군수와의 만남에서 "방학 때 미국에서 한국으로 나오면 어머니의 공장이 있는 달성의 옥포를 꼭 찾아오곤 했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이 같은 인연을 들어 그에게 "앞으로 명예 달성군민이 돼달라. 내년 행사에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한 세 남매 '정트리오'(정명화'정경화'정명훈)를 모두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고 정경화는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환한 웃음을 지었다.
정경화는 미국 줄리아드 스쿨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음악학부 관현악전공 석좌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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