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곡군의회 연수 재추진 "의원들 잇속만 챙기나"

"군민체전 예산은 깎으면서 자신들 해외 연수비용은 살려" 15명 경비 3천만원

칠곡군의회가 스스로 취소했던 해외연수를 다시 가기로 했다. 반세기 넘게 이어온 칠곡군민 체육대회 예산을 전액 삭감했던 칠곡군의회가 자신들의 해외연수 비용은 다시 살려내자 "의회 의원들이 자신들의 잇속만 챙긴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칠곡군의회와 칠곡군에 따르면 군의원 10명은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다녀오는 4박 5일간의 해외연수를 진행한다. 1인당 200여만원의 비용은 칠곡군 예산에서 나오며, 의회사무과 직원 5명도 지원인력으로 참여해 총비용은 3천만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인다.

칠곡군의회는 연수 목적을 "국제화시대 지방의 세계화에 대응하고, 연수 국가의 지방자치'의회제도'주민복지'도시기반 등을 둘러보며 의정활동에 적극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해외연수는 지난 8월 24일 출발하려다 당시 발생한 북한의 목함지뢰 사건으로 칠곡군의회가 스스로 취소했던 것. 당시 칠곡군 A사회단체장은 "칠곡군의회가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고 하는 등 각계에서 칭찬이 나왔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칠곡군의회는 취소됐던 해외연수를 다시 추진 중이다. 재추진 사유는 취소에 따른 위약금이 너무 많다는 것. 연수 취소로 연수비의 상당 부분을 위약금으로 떼이는 것보다는 연기한 것으로 처리해 15% 정도만 손해를 보고 진행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칠곡군의회의는 주장했다. 또 당시 같은 날 출발예정이던 다른 단체들도 취소 대신 연기 후 재추진을 하고 있다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

장세학 칠곡군의회 의장은 "목함지뢰 사건 당시 올해 해외연수를 취소하겠다고 했었지만, 취소 위약금이 많고 일정을 하루 줄이면 연기 위약금을 상쇄하고도 해외연수를 실행할 수 있다고 해 재추진하게 됐다. 군의회의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상당수 군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군민 B(55'왜관읍) 씨는 "목함지뢰 사건 당시 이탈리아 등으로 출발하려던 사과주산지 시장군수협의회는 해외연수를 완전 취소했다"면서 "군민체육대회를 무산시킨 군의원들이 자신들의 해외연수는 끝까지 챙기는 모습을 어느 군민들이 좋게 보겠는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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