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시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기아차 뉴쏘렌토에는 탄소섬유 복합재의 일종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만든 파노라마 선루프 프레임이 세계 최초로 장착됐다. CFRP로 만든 파노라마 선루프 프레임은 기존 철로 만든 것보다 무게가 절반 정도 줄어든 10㎏에 불과해 차체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연비 개선 효과를 가져왔다. 차체 윗부분 무게가 가벼워짐에 따라 차량의 무게중심도 아래로 내려가 주행 안정성도 향상됐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BMW의 최고급 차인 7시리즈는 조만간 내놓을 6세대 모델에 CFRP를 차체 일부 소재로 적용한다. 이를 통해 차량 비틀림 강성을 높이고 무게를 이전 모델 대비 약 130㎏이나 줄였다. 그만큼 엔진 효율이 좋아졌고 배출가스도 준다.
자동차 업종 등 전 세계 산업현장이 새로운 소재인 '탄소'에 주목하고 있다. '꿈의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탄소산업의 가치를 높이 사고 있지만 기술적 진보는 아직도 더디다. 이 때문에 우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아직 무궁무진하다.
부품소재산업 집약지 경북이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에 도전하고 나섰다. 차부품 등 2천여 개가 넘는 탄소 관련 기업체가 도내에 자리하고 있는 산업적 기반은 경북도의 도전에 큰 동력을 불어넣는 중이다.
매일신문은 새로운 먹거리, 탄소를 찾아나선 경상북도와 동행해보기로 했다. 모두 10차례에 걸쳐 경북의 탄소산업 도전 계획을 살펴보고 성공 가능성을 타진해본다.
◆왜 탄소를 잡아야하나?
탄소는 무게가 철의 4분의1도 안 되지만 강도는 10배에 이르는 신소재다. 자동차, 항공기, 건축자재,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확대 적용하면 첨단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미래의 핵심 성장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발표된 미국의 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탄소소재 시장 규모는 약 14조5천억원으로 그중 55%가 흑연 성형체 시장, 탄소섬유가 약 30%로 그 뒤를 이었다. 나머지 10%는 2차전지용 흑연 음극재나 카본블랙 등의 분말제품, 또 약 5% 정도가 탄소나노튜브, 그라팬 등의 나노소재였다.
하지만 이 분석은 탄소소재 시장만을 분석한 것으로 탄소소재와 관련된 전후방산업의 생산유발 효과를 모두 따지면 2천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관련 학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자동차 등에 이미 탄소소재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탄소소재를 전량 수입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고철을 녹일 때 사용하는 전기로용 인조흑연 전극봉의 경우 매년 5만t 이상을, 반도체 및 태양광 분야 필수 소재인 흑연 도가니 및 발열체 등에 사용되는 흑연 성형체 또한 연 2만t이 수입되고 있다. 세계 최고 생산량을 자랑하는 리튬2차전지 4대 필수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다.
탄소섬유만 최근에야 국내 업체 생산이 시작되는 등 경북을 비롯한 우리 탄소산업의 현주소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여태 우리가 활용했던 탄소소재 범위는 골프채나 자전거 등 스포츠'레저용품 등 아주 좁은 용도에 한정됐었다.
◆탄소산업, 왜 경상북도인가?
경북은 구미와 포항의 소재부품 전용공단에다 경산, 영천, 경주를 잇는 자동차 부품벨트를 갖고 있다. 탄소를 응용한 부품산업이 자라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탄소섬유 및 흑연소재 산업에서 세계적 역량을 갖추고 있는 대표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에다 극동씰테크, 씨알텍, 코오롱 인더스트리, ㈜카보랩 등 다양한 탄소산업 기업군이 이미 경북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형성돼 있다.
발전 잠재력도 크다. 경북도가 조사한 바로는 탄소 관련 기업만 2천396개 업체, 13만9천여 명이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탄소산업에 기술력을 공급할 전문인력도 풍부하다.
자동차 부품벨트가 경북에 있다는 것은 탄소산업이 자라날 수 있는 무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내에는 ㈜신영, ㈜일지테크, ㈜엠에스오토텍, ㈜아진, ㈜에이티시 등 자동차 차체 및 새시 관련 기업들이 밀집, 이미 CFRP의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극동실테크와 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은 공동으로 카본성형체를 만드는 기술과 폐인조그라파이트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이용, 내구성을 높인 자동차 진공펌프 부품을 이미 개발했다.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은 이 밖에 CFRP를 자동차 외판부품에 적용, 시제품 개발과 시험평가를 진행 중이다.
경북도는 탄소산업을 우선 자동차 부품분야에 중점 연계시킨 뒤 향후 의료, 로봇, 항공산업에까지 적용할 방침이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은 "자동차 부품산업은 2만여 개가 넘는 구성품으로 된 종합산업이며 전후방 연계산업을 이끄는 선도 산업"이라며 "자동차 부품산업을 육성하면 하위 소재산업을 비롯해 기계, 전기, 전자, 화학, 섬유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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