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존맛·찍퇴자·진지병자…비속어 판치는 新語

국립국어원 해마다 발표…여성에 부정 의미 단어, 특정 대상 비하 말도 수두룩

'잇몸녀와 뇌섹남을 아시나요.'

지난해 국립국어원이 신어(신조어)로 인정한 단어 334개 중 일부다. 도대체 뜻도 모를 단어들이 많다.

국립국어원은 온'오프라인 매체에 등장한 신어와 미등재어를 조사해 매년 300~500여 개의 신어를 발표해 왔다. 하지만 이렇게 선정된 신어들이 성차별적 인식이 드러나는 단어가 무더기로 선정되고, 비속어가 넘쳐나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10년간(2005~2014년) 선정된 신어 3천663개를 분석한 결과,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는 총 288개로 이 중 '~녀(걸)'는 196개, '~남'은 92개로 여성을 지칭하는 신어가 2배 이상 많았다. 여성 지칭어의 11.7%(23개), 남성 지칭어의 5.4%(5개)는 낮잡아 이르는 말이거나 비하어였다.

'품절남-품절녀' '힐링남-힐링녀'와 같이 양성이 함께 쓰일 수 있는 단어는 288개 단어 중 259개가 되지만 실제로 함께 등재된 신어는 33개뿐이다. 또한 '애정 결핍녀' '폐북녀'와 같은 신어는 양성으로 쓰일 수 있음에도 특정 성으로만 지칭되어 있고, '오피스맨'은 '사무직에 종사하는 남자'만을 지칭하지만 '오피(스)걸'은 오피스텔에서 성매매하는 여자로 뜻풀이 돼 있다.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 상당수가 청글녀(청순하고 글래머인 여자), 잇몸녀(웃을 때 잇몸이 과도하게 드러나는 여자), 스크림녀(괴기스러운 가면처럼 흉하게 생긴 여자)와 같이 외모와 관련됐거나 부정적인 의미를 담았다. 반대로 남성을 지칭하는 단어는 츤데레남(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자), 뇌섹남(유머가 있고 지적인 매력이 있는 남자) 등과 같이 대부분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존잘남' '존예' '존맛' '개공감' '개알바'와 '찍퇴자' '진지병자' 등 비속어와 특정 대상 비하어도 있다.

국립국어원장을 지낸 이상규 경북대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지나치게 저급한 표현은 문제지만 신조어는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창문이다"면서 "대중들이 만들어내는 창조적 사유를 너무 예민하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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