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는 이철민(가명'58) 씨는 부서장으로 근무하다 얼마 전 일반 직급으로 좌천됐다. 그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그에겐 결국 우울증이 찾아왔고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취업난과 실직 공포, 임금피크제에 따른 감봉 등 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아지면서 '스트레스성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대구 4개 대학병원에는 해마다 10만여 명에 이르는 정신 질환 환자들이 찾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매년 두 자릿수의 환자 증가세가 나타나는 중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의 경우, 2011년 1만3천3명이던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환자가 지난해 1만5천377명으로 18.2%나 늘었다. 동산병원도 2011년 2만3천346명에서 지난해 2만6천214명으로 12.2%, 영남대병원도 14.9% 늘었다. 지난해 경북대병원을 찾은 정신 질환 관련 환자도 2만4천962명이나 된다.
직장 내 업무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의료계는 전했다. 노동 강도가 가장 센 30대 젊은이들이 스트레스에 무너지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스트레스로 인해 수면 장애를 겪는 30대 여성은 2012년 인구 10만 명당 605명에서 지난해 737명으로 급증했다. 연평균 증가율이 10.35%로 전 연령대의 남녀를 통틀어 가장 높다.
각종 스트레스는 공황 발작이나 수면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최태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과적 질환들은 증상 자체가 아니라,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 자체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병적으로 발전하기 전에 풀어내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문의들은 진단하고 있다.
김희철 계명대 동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평소보다 흥분을 쉽게 하고 감정 조절이 되지 않으며 사소한 자극에도 잘 놀라거나 잠을 잘 못 잔다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라면서 "술은 일시적으로 불안감과 긴장감을 줄여주지만 오히려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저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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