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상주본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배익기(52'상주) 씨는 7일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문화재청과 검찰, 경찰 등 국가기관이 위증자들의 말만 믿고 결백한 (나를) 상주본 도둑으로 몰아가는 큰 과오를 저지르는 바람에 상주본이 7년 동안 숨겨져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민들이 훈민정음을 볼 수 없는 이유를 당국의 탓으로 돌렸다.
※ 아래 일문 일답
-지역민들은 물론, 국민 전체가 하루빨리 훈민정음 상주본을 보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돈 때문이었는가?
▶입장을 바꿔보자. 자신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는 귀중한 것을 훔친 것도 아닌데 자기 재산 아니라고 그냥 내놓으라고 한다면 솔직히 내키는 일인가? 훈민정음은 국민들뿐만 아니라 나한테도 소중한 것이며 전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가는 죄 없는 나를 상주본을 훔친 도둑으로 몰아 1년 동안 옥살이를 시키고 그냥 가져가려고 했다. 그동안의 진상부터 규명돼야 한다.
-민사소송에서 승소했던 법적 소유권자 조모(2013년 사망) 씨가 수년 전 국가에 상주본 기증식을 했었다. 당신은 법적으로 소유권이 없지 않은가?
▶나를 도둑으로 몰아 재판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상주본도 없이 문화재청과 조 씨가 합의해 일방적으로 한 것이어서 원천무효다. 상식을 벗어난 코미디 같은 일이었다. 모든 것이 잘못됐다. 이런 걸 따지면 훈민정음 해례본은 영원히 공개할 수 없다.
-2012년 9월 절도 혐의 항소심 법정에서 재판부가 당신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해례본을 공개하고 전문가들에게 맡겨 후손들을 위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당신은 "그렇게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랬던 것은 맞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대통령이라고 자기 말한 대로 다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 약속 때문에 딴 데 안 팔고 국가로부터 10%만 받고 내주려고 하는 것이다.
-지난 3월 당신의 집과 고서적이 모두 타는 화재가 발생했는데 당시 상주본 일부가 도난되거나 훼손됐다고 하지 않았나? 그럼 상주본 가치도 떨어지는 것 아닌가?
▶그때 훼손됐다고 말한 것은 맞다. 훼손 여부는 더 이상 확인해 줄 수 없다. 조금 훼손됐다 하더라도 훈민정음의 가치는 큰 영향이 없다고 생각한다. 훼손 안 됐으면 더 받는 거고, 훼손됐다 하더라도 1천억원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천억원은 엄청난 금액이다. 받을 수 있을 것 같나?
▶1천억원은 어찌 보면 엄청난 것이지만 국보급인 훈민정음의 가치와 견주면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피카소 그림 1장 값도 안 된다. 문화재청이 당시 감정한 뒤 1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했는데 나는 수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상과 관련해 당국의 제의는 없었나?
▶문화재 당국으로부터 보상에 관한 제의가 있었다. 검토한다고 했는데 아직 답변이 없다.
-끝으로 할 말은?
▶나는 영원히 세상 빛을 볼 수 없었던 상주본을 발견한 유일한 사람이고 소장자임을 모두가 알아줬으면 한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