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8일 끝났지만 성적표는 초라하다. 역대 최다 피감기관(708개), 최다 증인(4천175명) 기록이 무색하게 '수박 겉핥기식' 국감이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국회에서조차 19대 총선을 앞둔 지난 18대 마지막 국감 때와 비교하더라도 "올해가 더 부실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총선 '게임의 룰'(선거구획정)에 밀린 국감 이슈
총선을 목전에 둔 국감이 '부실 국감 논란'에 휩싸인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18대 국회 마지막 국감인 2011년에도 똑같은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올해 국감에는 '선거구 획정'이라는 변수가 더해졌다.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자신의 지역구가 사라질 판인데, 의원들이 국감에 전념할 리 만무했다. 언론도 국감 뉴스보다는 선거구획정위의 발표에 더 관심을 보여 주요 국감 이슈는 묻혔다.
대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그 어느 해보다 바쁘게 돌아갔다. 정개특위는 1차 국감 마지막 날인 지난달 23일에도 전체회의를 열었다. 정개특위 관계자는 "올해처럼 정개특위가 바쁘게 돌아간 적이 없었다. 내년 총선에 적용할 '게임의 룰'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국회의 관심이 정개특위로 쏠렸다"고 설명했다.
◆당청 공천권 힘겨루기에 의원들 마음은 콩밭에
대통령과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간 갈등 이후 청와대발 물갈이설 진앙이 된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국감보다 청와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감 기간에 지역 의원들을 만나면 내년 공천 관련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전략 공천의 중심에 대구경북이 있고, 지역 의원들 입장에선 친박과 비박이 어떻게 협상하느냐에 따라 자기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국감에 전념하는 의원치고 선거에서 이기는 사람 못 봤다'는 뼈있는 농담이 나오는 이유"라고 귀띔했다.
◆추석 사이에 낀 '분리 국감'도 문제
분리 국감도 국감 전투력(?)을 갉아먹는 데 한몫했다. 이번 국감은 추석 연휴를 사이에 두고 지난달 10일부터 23일까지 1차 국감, 이달 1~8일 2차 국감을 진행했다. 올해 국감 기간은 29일로 지난해(21일)보다 길었지만, 의원실 관계자들은 올해가 더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분리 국감의 취지는 단기간 한꺼번에 수많은 피감기관을 감사하는 비효율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만 국감 기간이 길어지면서 피로도가 더 쌓였다. 게다가 올해는 국감 시작 20일 전에 일정이 확정돼 준비 시간도 빠듯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근무하는 한 보좌진은 "하루에 3, 4시간 자고 주말에도 일하는 생활이 한 달째 계속되니 심신이 너무 지쳤고, 2차 국감에는 힘이 빠지더라. 추석에 고향에 가지 못한 직원도 많아 '불효 국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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