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대의 금융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인 강태용(54)이 11일 중국에서 현지 공안에 검거됐다. 강 씨는 이르면 다음 주 한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2012년 2월 강호용(47)과 최천식(58) 등 조 씨 핵심 측근이 검거된 데 이어 강 씨가 체포되면서 조 씨의 핵심 인물 대부분이 검거됐다.
11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10일 중국 장쑤성 우시시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강 씨를 체포했다. 공안 7, 8명은 강 씨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출입문을 통해 바깥으로 나오자 잠복해 있다가 붙잡았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대검 협력관을 통해 중국 공안과 협력해 10일 정오쯤 강 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2인자로 불리며 조희팔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던 강 씨가 체포됨에 따라 조 씨의 생사 여부와 수조원에 이르는 은닉 재산, 정'관계 비호 세력 수사도 탄력을 받게 됐다. 강 씨는 조 씨 사건 당시 부회장 직함을 유지한 채 재무와 전산 업무를 총괄했다. 또 범죄 무마를 위해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에서 2억4천여만원의 뇌물을 건네는 등 정·관계 로비를 주도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조 씨보다 강 씨가 해당 사건의 실체와 자금 흐름, 은닉 재산 규모 등을 더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더욱이 강 씨는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이 터지기 전인 2008년 10월 조 씨에 앞서 자신의 가족을 데리고 중국으로 도피했다. 이후 현지에서 조 씨 도피를 위한 사전 준비를 한 뒤 그 해 12월 조 씨를 밀항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다단계 사기 행각의 실체, 수백억원 횡령 혐의, 뇌물 공여 등에 대해 조사하게 될 것"이라며 "수사는 대구지검에서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 씨가 체포됨에 따라 조 씨 사망 여부가 최대 관심 사항으로 떠올랐다.
경찰은 조 씨가 2011년 12월 중국에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피해자들은 "경찰이 조 씨의 사망 근거로 삼은 사망의료증명서와 화장증, 장례식 동영상 등에 허점이 많다"며 생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실제 SBS TV 사회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10일 조 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했다. 프로그램은 조 씨의 숨진 장소로 알려진 산둥성 웨이하이(威海) 병원 의사는 조 씨의 사망의료증명서에 중국 공안 도장(파출소 직인)이 없음을 지적하면서 "도장이 없으면 화장을 못한다"며 조 씨 생존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조 씨 화장증에서 고인 사망 날짜는 2011년 12월 21일인데 정작 문서발급 날짜는 12월 11일, 즉 화장 전 열흘이나 앞서 화장증이 발급된 사실도 문제 삼았다.
피해자들은 "강 씨가 있는 곳에 조 씨가 있다"며 "하루빨리 조 씨의 생사 여부를 파악해 생존해 있다면 검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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