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투고] 공문 용어 제대로 사용하자

공문에 '다음과 같이 실시합니다' '아래와 같이 실시합니다' 라고 할 때 '다음' '아래'라고 쓰는 것은 잘못이다. 다음과 아래에 있는 내용은 대체로 일시(때), 장소(곳)이다. 일시, 장소는 다음도 아래도 아니다. 다음과 아래는 일시, 장소가 있는 위치를 나타내는 말이다. 상하 한 줄씩 띄어 써서 일시, 장소가 드러나게 쓰면 된다. 가령 '표창장 김갑동 위 사람은 봉사정신이 투철하고…'에서 이와 같은 표창장에서 김갑동 이름 앞에 '위'라는 위치 표시를 하지 않는다.

'수신자: 김갑동 귀하'에서 '귀하'는 불필요한 말이다. 수신자 속에 귀하가 내포되어 있다. 귀하 대신 '김갑동 님' '김갑동 선생'으로 쓰는 게 맞는 말이다.

민원 회신에서도 고쳐야 할 말이 있다. '귀하께서 요청하신 사항은…'에서 '귀하'란 말은 좋지 않은 말투이다. 국어사전에는 '귀하(貴下): 이인칭 대명사의 높임말'로 되어 있다. '당신'을 높이는 말로 민원인을 높이는 진정성이 없는 말이다. 답변자가 민원인 위에서 오만한 자세로 말하는, 관료적 어투로 민주 시대에는 맞지 않는 표현이다. '귀하께서' 대신에 '민원인께서' '김갑동 님께서'로 호칭하면 존경과 친절의 분위기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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