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 칼럼] 정책적 육성 필요한 사물인터넷 산업

ICT 산업 핵심 사물인터넷 육성 절실

WiFi처럼 주위 정보 얻는 '센싱기술'

개인정보 유출 막을 '보안기술' 필수

규제혁파·정부 개입 최소화 동반돼야

현재 한국 경제는 위기상황이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외국자본의 유출 가능성으로 환율 리스크와 더불어 대내적으로는 국내 경제성장률 2%로의 성장잠재력 둔화로 한국 경제의 맷집은 점점 왜소해지고 있다. 이러한 경고음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중국은 1990년대 이미 미래성장동력으로 태양열발전, 우주항공, 초고속철, 드론 등의 정보를 여러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염탐하여 새로운 생태계를 통해 오늘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없다.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 O2O, 간편결제, 핀테크와 같은 신수종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할 것이다.

먼저, ICT 산업과 연관성이 깊은 IoT 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고 본다. IoT란 'Internet of Things'의 영어 이니셜로 1999년 케빈 애시튼 MIT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즉 유'무선 통신망으로 연결된 기기들이 사람의 개입 없이 사물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의미한다. 컴퓨터통신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전자기기, 더 나아가 스마트홈, 스마트카, 스마트운송, 스마트농업, 헬스케어, 원격검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물 간을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이다.

사물인터넷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 요소로는 유형의 사물과 주위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얻는 '센싱기술'과 대량의 데이터 등 사물 인터넷 구성 요소에 대한 해킹이나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기술'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주로 사용되는 센싱기술로는 지그비(Zigbee),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Bluetooth), RFID와 NFC라 할 수 있다.

지그비는 현재까지 누구도 반론할 수 없을 정도로 확고한 사물인터넷의 연결기술로 20m 내외의 근거리 통신이 가능하다. 와이파이는 100m 내외의 근거리 통신기술로 지그비보다는 높은 전력 소모, 고가격과 조작의 복잡성의 단점이 있다. 블루투스는 5m 내외의 근거리 통신기술로 전력소모와 가격을 개선한 블루투스 4.0의 출시로 현재 다양한 의료기기, 생체센서 및 스마트홈에 적용되고 있다.

RFID는 수m 내에서 통신할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하이패스와 같은 대중교통 요금징수 시스템, 유통분야의 물류관리, 공장의 재고관리 등에 활용되고 있다. NFC는 근 10cm 내외의 가까운 거리에서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무선통신 기술로 최근 삼성페이가 NFC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다시 한 번 각광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IoT는 이제 '사물 간 네트워크'에서 '사물에 기반한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초기 IoT는 연결 확산에 필요한 표준화, 기술 간 호환성, 다양한 솔루션 개발에 치중하였다. 현재는 축적된 빅데이터의 활용으로 다양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사람과 사물 간을 연결하는 수평적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디바이스, 서비스와 연결성을 통해 사용자뿐만 아니라 주변 사물에 대한 정보의 축적은 필연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는 특정 기관에 의한 정보 독점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개인을 통제하는 빅브라더의 출현을 예견할 수 있다. 이에 개인정보 유출에 의한 사생활 침해의 예방과 구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선제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규제는 포지티브(Positive) 규제에서 네거티브(Negative) 규제를 통해 규제를 혁파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IoT 산업을 육성해 기존에 없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1988년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국내직배로 인해 영화시장이 개방되고 많은 규제들을 혁파한 결과, 처음에는 국내 영화산업의 위축을 초래하였으나 궁극적으로 오늘날 한류를 만들어내는 기반이 된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핀테크 산업이 우리를 앞서 나간 아픈 경험과 한국 화장품 산업의 글로벌화에서 배운 교훈을 통해 새로운 IoT 생태계는 업계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고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라는 조건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근: 1969년생. 덕원고 졸업. 미국 네브래스카대학 박사. 전 서강대 학생문화처장.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공정거래학회 이사.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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