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태용에 뇌물받은 경찰…8월 검거하고도 '쉿'

차명계좌 5,600만원 챙겨…피해자들 "제 식구 감싸기"

수조원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2인자 강태용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도주한 전직 경찰관이 지명수배 2년여 만에 붙잡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서부경찰서는 지난 8월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수배된 대구 동부경찰서 소속 전 경사 안모(46) 씨를 검거했다.

안 씨는 2007년 8월 28일부터 2008년 5월 29일까지 강 씨로부터 중고차 구입비 명목으로 2천500만원을 받는 등 8차례에 걸쳐 차명계좌로 5천6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씨는 조 씨의 대구경북 다단계 사업장인 ㈜CN(대구 동구 신천동)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동구의 다단계 업체를 관리하던 안 씨에게 접근해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안 씨의 범행은 조 씨와 강 씨가 중국으로 도주하면서 베일에 가려졌지만 경찰이 지난 2012년 11월 강 씨의 차명계좌를 추적하면서 드러났다. 안 씨는 경찰 조사를 받던 도중 잠적했으며, 경찰은 2012년 11월 지명수배를 했으며 다음해 3월 파면했다.

경찰 관계자는 "협심증을 앓고 있던 안 씨가 약을 받으러 주기적으로 종합병원에 간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현장에 잠복해 있다가 붙잡았다. 이후 안 씨를 검찰에 송치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안 씨 검거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조 씨 사건으로 경찰이 줄줄이 구속되는 상황에서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 씨 사건 피해자들은 "강도나 절도범 검거까지 공개하는 경찰이 사회적 파장이 큰 조 씨 사건 연루자 검거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결국 제 식구 감싸기"라며 "조 씨 사건에 대한 경찰의 석연찮은 수사 행태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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