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독감 백신 품귀 대란 신축성 있게 대응하라

방역 당국이 이달 들어 시작한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이 예상치 못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까지 보건소에서만 진행하던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올해부터는 전국 798개 병'의원에서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백신을 보유한 지정 병원 혼선에다 백신 물량마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헛걸음하는 환자들의 불만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무료 접종 대상으로 예상한 전국의 노인은 560만 명인데, '초반 쏠림 현상'이 벌어지면서 이달 11일까지 백신을 접종받은 노인이 36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북새통은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다 올해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 파동으로 특히 건강에 대한 노인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독감 무료 백신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방역 당국이 이 같은 초반 과다 수요를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노인들이 가까운 동네 병'의원에서도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에 특히 내과나 가정의학과 의원 등으로 환자가 몰리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상태가 빚어진 것이다.

대구시는 11일까지 접종 대상 노인 인구 24만2천762명의 67.6%에 이르는 16만4천300개의 독감 백신을 공급했다. 그런데 무료 접종 시작 2주 만에 대상 노인 중 75% 이상이 접종을 끝내는 등 쏠림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질병관리본부가 병'의원 예상 수요량의 60%를 접종 개시일 이전에 공급하고, 나머지 40%는 5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배포하려던 계획이 탁상공론이 되어버린 것이다.

방역 당국은 올해 처음 시작하는 독감 백신 무료 접종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수요 예측과 공급 조절에 실패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수요자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충분한 홍보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도 아쉽다. 병'의원에서는 백신 부족에 따른 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방역 당국은 긴급 대책과 신축성 있는 대응으로 더 이상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행정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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