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두철 경도문화봉사단 단장, 회원들과 5년째 재능봉사

"외로운 이웃들에게 즐거운 공연을 통해 웃음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13일 오전 10시 30분 대구 달서구지체장애인협회 1층 재활운동실. 아저씨가 무대에서 신기한 마술을 하고 있다. 빈 봉지 속에서 갑자기 예쁜 선물이 나왔다. 객석에 앉아 있는 100여 명의 장애인들은 박수를 쳤다. 아저씨는 마술로 빈 천주머니 속에서 사탕을 꺼냈다. 사탕을 장애인들에게 나눠줬다. 마술을 마친 아저씨는 색소폰을 들고 '울어라 열풍아'를 연주했다. 색소폰 연주가 끝나자 앙코르 박수까지 터졌다. 이번엔 한복을 곱게 입은 여성 2명이 민요 가락에 맞춰 예쁜 부채춤을 선사했다. 이어 젊은 여성 4명이 섹시한 옷차림을 하고서 벨리댄스를 했다.

경도문화봉사단(단장 박두철'62)은 매월 둘째 주 화요일 달서구지체장애인협회를 찾아 공연봉사를 하고 있다. 벌써 5년째다. 이날 공연에는 가요, 벨리댄스, 민요, 마술 등 재능기부자 15명이 동참했다. 박 단장은 마술, 색소폰 연주와 음향기술 봉사를 했다. 1시간가량 공연이 끝난 뒤 장애인들에게 돼지불고기 무료급식도 했다. 급식에는 여성 봉사단인 반딧불봉사단이 동참해 밥과 반찬을 만들고 설거지를 했다.

"장애인들도 받기만 하지 말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합니다. 그래서 거동 가능한 장애인들을 배식 봉사에 동참 시키고 있는 거죠."

박 단장은 2008년 경도문화봉사단을 만들었다. 회원은 80명 정도. 각계 예술재능을 갖춘 회원들이 재능기부로 동참하고 있다. 박 단장은 건강하게 살고 싶어 색소폰을 시작했다. 색소폰을 배우는 동호인 4, 5명이 요양원을 찾아 10년간 연주 봉사를 했다.

봉사단은 달서구지체장애인협회 이외에도 대구시립요양원, 구미시립요양원, 현대복지센터 등 5, 6곳을 돌며 공연을 하고 있다. 박 단장은 무대, 음향기기, 조명, 스피커 등 공연 장비도 자비로 구입했다.

"내 마음이 건강해야 외로운 분들을 즐겁게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색소폰도 배웠고 마술도 배웠어요."

박 단장은 이달 26일 제1회 효도관광 행사도 마련한다. 달서구에 사는 홀몸노인 45명을 모시고 남해안 통영에 다녀올 생각이다. 다음 달 23일에는 구미시립요양원에서 어르신 생일잔치 공연 봉사를 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봉사단은 지난달 20일 달서웃는얼굴마라톤대회에 동참해 걸거리 응원을 했다. 마라톤 코스 도로변에 무대를 설치해 대회 분위기를 띄웠다. 또 매년 대구스타디움 공연장에서 시민을 위한 한여름밤 공연을 하고 10월에는 도시철도 현충역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박 단장은 지난 8월 달서구가 주최한 광복 70주년 기념 공연으로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대구수목원 등 공연에 음향기술 봉사를 했다.

"무슨 일이든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아요. 돈 없다고 기죽지도 말아요. 항상 자신 있게 살다보면 행복이 찾아오거든요."

박 단장은 현재 달서구 바르게살기 고문, 대구 청룡라이온스 회원이다. 박 단장은 "공연에 동참하는 재능기부자에게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요양원 등 찾아가는 공연행사를 더 많이 펼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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