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종시 통신] 일당 독재의 폐단

국정교과서 문제로 정국이 요동치는 가운데 세종시에서도 교육문제로 갈등이 일고 있다. 공무원들의 주요 거주지에 위치한 자립형 공립고인 한솔고의 일반고 전환 문제 때문이다.

세종시교육청은 최근 2018년부터 특목고와 영재학교를 제외한 지역 모든 고교에 대해 고교 평준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17년에 1단계로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공고, 영재학교를 제외한 지역 모든 고교를 평준화하고, 2018년에는 자공고도 평준화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솔고는 학교와 학부모들이 '명문고교로 만들어 보겠다'며 노력한 끝에 2013년 자공고로 지정됐다. 교육개발원 조사에서 학생 만족도가 학력 부문 4.00(만점 5.00), 인성 부문 3.90으로 다른 자공고(그 이전에 지정된 다른 지역의 자공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운영에 대한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지원 정도도 3.91로 다른 자공고 평균(3.67·2012년도 평균)보다 높았다.

자공고를 일반고로 전환시키려 하자 기존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다. 올해 세종시 수능 결과, 모든 과목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고, 주요 고교의 올해 서울대 입시 성적도 예년보다 떨어지고 있는 추세여서 성적 하향세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강남 8학군이 과천의 공무원 교육열 때문에 만들어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교육 문제에 민감한 공무원 '엘리트' 집단에서도 한솔고의 평준화 전환은 반가울 리 없다. 낮은 신도시 아파트 입주율이 평준화로 인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민과 학생들의 반발 속에서도 고교 평준화를 강행하는 배경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모든 선출직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종시 국회의원인 이해찬 의원과 이춘희 시장, 최교진 교육감이 모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여기에 시정을 감시해야 할 시의회도 의장과 부의장 모두 같은 당 소속이다. 진보 정책을 추진하기에 최적의 상황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이 시장과 임상전 시의회 의장이 얼굴을 붉혔다. 세종시의 최대 축제인 세종축제에서 임 의장의 축하 영상물을 이 시장 측의 방해로 상영하지 않은 것이 발단이다. 임 의장은 의도적으로 의전을 훼방 놓았다며 의정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대립각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 당 몫으로, 내년 총선과 차기 지방선거에서 공천 관련 경쟁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야당 일색의 세종 정가가 보여주는 정책과 행태, 그 어느 것도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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