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좌 편향 규탄" 당론 집중…野 "역사 쿠데타" 장외투쟁

與 교과서 국정화 당론 채택, 野 지도부 1인 시위로 투쟁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정치권의 모든 사안을 집어삼키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의 모든 역량을 '올바른 교과서' 마련에 쏟아붓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 역시 이에 반발해 예산안 연계, 장외투쟁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태세다. 예정됐던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이 취소되는 등 정국이 급랭 중이다.

◆여, '올바른 역사교과서' 추진 당론 채택

새누리당은 15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고시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낭독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근혜정부, 국민과 함께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현행 교과서 검정 체제의 한계는 대한민국을 실패한 역사로 만들었다는 점이라며, 정부의 올바른 교과서 추진 방침은 청소년들에게 긍정의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좌 편향 역사 세력을 규탄하고 올바른 교과서로 역사를 바로 세워 대한민국 정통성과 헌정질서 수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아울러 "새정치연합은 교과서 반대 투쟁을 즉각 중단하고 올바른 교과서 만들기와 민생 현안 처리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야, 반대 여론전 강화

새정치연합을 비롯한 야권은 정부여당의 국정교과서 추진을 '역사 쿠데타' '친일'유신 교과서'로 정의하고 반발 수위를 높였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의 1인 시위 등 장외투쟁에 나선 야권은 법적 대응 등 구체적 행동 준비에도 나서고 있다.

이날 고 장준하 선생의 유가족과 인혁당 사건의 유가족들을 만난 문 대표는 일제 강압 통치를 상징하는 서대문형무소 사형장을 둘러보며 '친일'독재 미화 국정교과서'를 반대한다는 투쟁 기조를 이어갔다.

문 대표는 이 자리서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분들의 명예가 다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박근혜정부는 역사 국정교과서로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려고 한다"며 "독립열사들과 민주열사들이 친일과 독재에 맞서서 승리했던 그 자랑스러운 역사를 우리 아이들에게 똑바로 가르치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한다"고 했다.

분열이 심화됐던 야권도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천정배 무소속 의원은 이날 회동을 갖고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야권의 공조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박근혜정부와 경제 실패에 맞서 민생 살리기와 선거개혁 공조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야 원내지도부 만찬회동 취소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대립으로 예정된 여야 원내지도부의 만찬회동마저 취소됐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최재천 정책위의장,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저녁 김정훈 정책위의장과의 상견례를 겸한 회동을 추진했지만 실무 조율 과정에서 무산됐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애초 이 자리서 내년도 예산안 및 민생법안 처리와 함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관련 여야정 협의체, 노동개혁 5대 입법안 등 정기국회 현안을 두루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역사교과서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고, 강동원 새정치연합 의원의 대선 투'개표 조작 의혹 제기로 정국이 급랭하면서 회동은 결국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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