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내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열차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광열차가 역외 관광객 확대를 통해 지역 상권까지 활성화시키는 '꿩 먹고 알 먹는' 효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와 포항, 김천, 청도 등은 열차관광 상품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코레일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KTX 노선 이외 구간에 대한 수익 확대를 위해 각 지자체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어 경북도 내에서는 '열차 전성시대'가 열리는 중이다.
◆지자체, 앞다퉈 관광열차 유치
경북도와 시'군들은 특색 있는 열차테마여행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경북도와 코레일 대구본부는 16일 동대구역 맞이방에서 동대구역과 청도역을 잇는 '청도불빛열차' 개통식을 연다. 청도불빛열차는 경북북부권(동대구~영주)과 동해권(동대구~포항)을 운행하던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의 새로운 테마여행 코스다. '불금'(불타는 금요일)에 놀거리를 찾는 젊은 세대들이 건전하고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20분 동대구역을 출발하는 이 열차는 감 와인으로 유명한 청도 와인터널과 아름다운 야간 경관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방스 포토랜드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구성됐다.
열차 내부에는 야광조명을 설치해 야간열차의 정취와 낭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청도군은 이 열차 운행을 위해 군 예산 1천만원을 지원하고 관광지 이동을 위한 버스를 제공한다.
금요일마다 출발하는 경북바다열차도 개통됐다. 호미곶과 포항운하관을 둘러보고, 동빈운하에서 유람선을 탄 뒤 죽도시장을 둘러보는 열차관광 상품이다.
전국 각지의 전통시장을 둘러보는 팔도장터 관광열차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의 문화관광형 시장을 방문하는 열차 상품으로 전국 16개 전통시장이 대상이다. 경북에는 봉화 춘양시장과 경주 계림시장, 구미 새마을중앙시장, 경산 하양꿈바우시장 등 4곳이 포함돼 있다. 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물건을 사거나 주변 관광명소와 축제장 등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낸다.
임시관광열차를 운행하는 지자체도 잇따르고 있다. 포항시는 국제불빛축제 기간이던 지난 8월 1, 2일 서울과 영동을 오가던 와인시네마열차를 포항까지 연장 운행했다. 서울 덕소역에서 출발해 죽도시장과 영일대해수욕장에 들러 관광을 하고, 불꽃축제를 즐긴 뒤 돌아가는 코스였다.
이 열차를 통해 이틀간 324명이 포항을 찾았다. 포항시는 관광열차와 연계한 시티투어용 버스 8대를 지원했다.
김천시도 2013년부터 '농식품 그린투어'라는 이름의 관광열차를 운행 중이다. 포도가 나오는 7월 20일부터 8월 말까지 운행하며 포도 주산지인 김천시 대항면과 직지사 관광 등을 하는 코스다. 지난해에도 1천500명이 이 관광열차로 김천을 찾았다.
◆열차는 관광 대박의 보증수표
지자체들이 관광열차 운행에 온 힘을 기울이는 이유는 확실한 관광객 유치 효과 때문이다. 특히 백두대간 협곡열차의 성공은 지자체들을 고무시키기에 충분했다.
백두대간 협곡열차(V트레인)의 경우, 이용객이 2013년 15만2천29명에서 지난해 16만9천941명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5만6천565명이 이 열차를 탔다. 특히 분천역이 있는 봉화 분천마을을 다녀간 관광객들은 2년간 1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09년 12월 개통한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도 매년 1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인기 상품이다. 경북도 내 12개 시'군을 돌며 경북의 비경과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게 특징.
이용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3만2천92명이던 순환테마열차 이용객은 2012년 18만279명, 지난해에는 17만2천543명이 이용했다. 올해도 9월까지 11만5천128명의 관광객이 순환테마열차를 탔다. 개통 이후 7년여 간 순환테마열차 이용객은 93만6천 명에 이른다.
포항시는 내년 1월 해맞이축제에도 같은 형식의 침대열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동해안의 등대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동해안 등대체험축제와 스토리가 있는 등대 프로그램, KTX 등대 인문열차 도입도 추진 중이다.
김천시는 내년에도 시 예산 5천만원을 투입해 포도열차와 자두 따기 체험열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김천시는 이 상품을 통해 2천여 명이 김천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자체, 더 많은 아이디어를 짜내라
현재 관광열차 운행은 코레일이 직접 기획하거나 여행사나 지자체의 제안을 받아 운행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주로 여행사 주도로 상품화가 이뤄지고, 지자체는 역과 관광지를 오가는 버스를 제공하거나 안내인, 체험 재료비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그러나 관광열차는 지역 자원의 홍보와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는 만큼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유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기업이나 기관'단체와 연계해 임시관광열차를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것.
특히 다른 지역에서 유치하는 관광객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만큼 역외 기업과도 적극적인 유치 노력이 필요하다고 관광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또한 중장년층에 맞춰져 있는 관광열차를 20, 30대나 어린이'청소년, 가족 단위 관광객 등 연령별'계층별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중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 여행은 쾌적성과 안전성 등에서 버스보다 우위에 있고, KTX와 연계한 상품으로 신속성도 강화되고 있다"면서 "열차 여행의 특성상 철도역과 관광지를 잇는 버스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의지를 갖고 버스나 문화해설사 지원 등에 나선다면 더 많은 상품이 개발될 수 있고 관광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