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촌유원지는 추억의 책장이다. 1980년대 대구에서 데이트했던 이라면 동촌에서 구름다리를 건너보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그 시절 구름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고, 다리 끝에서 할머니가 파는 번데기를 사먹는 게 동촌 데이트 필수코스였다.
동촌이 유원지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초기다. 1918년 일본인 스기모토 등이 금호강 북쪽(현재 유원지 건너편)에 동물원과 모터보트장을 만들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동촌유원지 명물이었던 케이블카와 구름다리는 각각 1964년과 1966년에 설치됐다. 이 두 시설로 동촌유원지 나룻배는 사양길로 접어들다가 사라졌다. 이제는 약 50년간 대구시민의 사랑을 받았던 두 시설도 사라졌다. 생긴 지 30년이 넘은 놀이시설은 이월드에 밀려 이용객도 줄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삶의 여유를 만끽하려는 이들이 있다. 이곳 산책로에는 자전거나 세그웨이(1인용 스쿠터)를 타며 여가를 보내는 이도 있다. 철거된 구름다리 옆에는 '해맞이다리'가 밤마다 경관 조명 빛을 내뿜으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2008년 2월 대구선이 옮겨가면서 방치된 아양철교는 '아양기찻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산책로로 탈바꿈했다. 걸으면서 밑을 내려다보면 쇠로 된 레일, 나무로 된 침목, 그리고 10여m 아래에 흐르는 세찬 금호강 강물이 아찔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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