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119 구급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40대 후반 김모 씨. 최근 들어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예전보다 체력이 많이 떨어진 느낌을 받는다. 성인 남성 응급환자의 경우 보통 몸무게가 70㎏을 훌쩍 넘어 들것에 실어 옮길 때 체력 소비가 많아 요즘 부쩍 힘에 부친다. 얼마 전에는 허리를 삐끗해 치료까지 받는 등 병원을 찾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김 씨는 "같은 팀(10명 안팎)에 나보다 나이가 많은 팀원이 2명이나 있어 나이 때문에 힘들다는 말은 꺼내지도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현장 업무를 주로 하는 소방공무원들이 점차 고령화되면서 화재나 구급 업무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소방공무원 3만9천685명 중 화재진압이나 구급 등 현장 업무를 담당하는 소방공무원은 90.4%인 3만5천888명이었다. 이들 중 절반에 달하는 49.7%(1만7천825명)의 연령이 40세 이상이다. 10년 전인 2004년에는 40세 이상 현장 소방관이 27.4%(6천110명)였던 것과 비교해 22%나 증가한 수치다.
대구소방안전본부의 경우 고령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이달 현재 기준으로 소방위(안전센터장급) 이하 공무원 전체 1천761명 중 40세 이상 소방공무원이 942명으로 절반을 훌쩍 넘어 53.4%나 차지하고 있다. 실제 대구 한 119안전센터의 현장출동 업무를 맡고 있는 팀의 경우 팀원 9명 중 50대가 1명, 40대가 3명, 30대가 4명, 20대가 2명으로 절반가량이 40대 이상이다. 한 소방공무원은 "화재 진압을 할 때도 20㎏이 넘는 소방장비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비가 다른 직업보다 크다"며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는 직업적 특수성 때문에 체력이 좋은 20, 30대 젊은 소방관들이 지금보다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소방공무원 고령화의 원인은 20, 30대 젊은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신규 채용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소방본부의 경우 2012년 54명, 2013년 41명, 2014년 56명의 소방공무원을 새롭게 채용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신규 인력 충원에 대한 필요성 때문에 올해는 소방인력 244명을 대거 충원할 계획이어서 현장 소방관 고령화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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