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곳간 채우자" 여의도로 간 공무원들

다음주 상임위 예산 상정 "국비증액사업 챙겨달라"

내년도 예산안 국비 확보를 위해 대구경북 공무원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국회가 본격적으로 내년 예산 심의에 들어갈 채비를 하자,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국비 확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역 의원실 보좌진들과 접촉해 사업 내용을 호소하며 국비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경북도는 13일 오후 국회 인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경북 국회의원실 선임 보좌관 1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국비 확보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현기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지역균형건설국, 문화체육관광국 등 관련 부서 국장, 예산담당관 등이 함께했다. 경북도가 국비 증액을 요구하는 주요 사업은 세종-신도청 고속도로, 연천-언양 경부고속도로 확장,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 등 SOC 사업이 많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황석곽 보좌관(박명재 의원실)은 "경북도가 각 국별로 내년 예산에 반영할 사업을 설명하고 국비 증액을 요청하는 자리였다. 국회 상임위 예산 상정이 다음 주부터 시작되니 상임위별로 잘 챙겨달라는 뜻"이라며 모임의 의미를 설명했다.

오는 19일엔 대구 공무원들이 주요 사업 보따리를 싸매고 국회로 향한다. 대구 12개 지역구 의원실의 선임보좌관을 점심에 초대하는 공문도 일찌감치 보내놨다. 시의 중점 예산 증액 사업은 35개로 국가심장센터 설립, 혁신도시 산'학'연 지원센터 건립 등 신규사업이 포함돼 있다.

대구시 기획조정실 김동규 예산지원팀장은 "대구시 국비 사업은 500개가 넘는데 간담회가 점심 1시간으로 한정돼 있으니 중요한 사업 35개를 추려서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구시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대구 의원실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자신의 임기 중에 문화 예산을 3배 늘리겠다고 내세우자, 시의 빠듯한 곳간 사정을 아는 공무원들이 국비로 예산을 채우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안 상정을 앞두고 바삐 움직이는 것. 교문위 소속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문화 관련 사업을 다루는 대구시 부서에서 하루 세 팀 이상 몰려온다"고 했다.

하지만 시'도가 좀 더 체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 의원이라도 내년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자기 지역구' 사업과 예산을 챙기는 데만 힘을 쏟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역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 사업뿐 아니라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을 챙길 수 있도록 각 의원, 상임위별로 '미션'을 정확하게 줘야 한다. 시'도에서 사업 설명만 한다면 식사 한 끼 하는 것 외에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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