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성의 수면'전 내달 26일까지 스페이스K에서

이시우 작
이시우 작 'Conversation in the cave'
차소림 작
차소림 작 '일상의 저편'

'이성의 수면'(The Sleep of Reason)전이 11월 26일(목)까지 스페이스K에서 열리고 있다.

노영훈, 이시우, 차소림 등 3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회화와 조각, 설치 작품 등 20여 점을 선보인다. 이들은 이성으로 도달할 수 없는 불가지의 정신 영역을 가로지르며 미증유의 세계를 탐험한다. 질서와 규범, 일정한 전형에서 벗어나 이성의 지배권 바깥에서 피어오르는 무의식과 꿈, 나아가 불합리와 부조리, 광기와 왜곡마저 작품에 끌어들인다.

설치작가 노영훈은 일상의 공간에서 발견되는 사물들을 무채색의 작품으로 재현해 나와 타인, 세상의 만남이라는 관점에서 뒤틀리거나 녹아내리는 듯한 형체를 통해 폭력과 무질서, 현실과 가상에 대한 사회적이고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낸다. 그의 작품에 설치된 드론(drone) 주위에는 탁자와 의자 등이 놓인 개인의 일상적 공간이 재현되어 있다. 이들 물건들은 마치 열에 의해 뒤틀리거나 우리 지각 자체에 이상이 발생한 것처럼 변형된 듯 보이게 연출되어 있다. 이는 드론의 침입으로 평화로운 일상 공간이 몇 초 후면 폭음과 함께 참극으로 변해 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야기한다.

물감의 물성이 부각된 다양한 이미지들을 작품 속에 등장시키는 이시우는 명확한 대상이나 상황을 지시해 내용을 전달하기보다는 유연하면서 자의적으로 그림을 읽을 수 있는 틀을 관람객에게 제공한다.

한편 고정된 사물이나 이미지 자체가 아닌 표면적인 현상에서 보이는 것 너머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차소림은 유화와 아크릴, 실크스크린, 스티커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회화와 설치 작업을 보여준다.

이장욱 큐레이터는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존재와 인식의 경계를 허물며 욕망과 무의식 속에 새겨진 인간의 충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053)766-9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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