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티켓 다방 성매매 수사' 농촌 사회 성숙하는 계기 돼야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던 경북 성주 한 다방 업주의 자살 사건이 농촌 사회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속칭 '티켓 다방' 성매매 영업을 둘러싸고 경찰이 전방위 수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성주군은 인구 4만5천여 명의 농촌이지만, 참외 부농이 많아 무려 130여 곳의 다방이 영업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그 후유증이 일파만파로 번져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성매매 리스트 장부가 발견되었다' '일부 공직자도 연루되었다'는 소문이 나돌며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방 업주는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그러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나온 종업원들의 말에 따르면 손님들을 상대로 매일 성매매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종업원들의 진술이 구체적이며, 일부 성 매수자들의 전화번호까지 확보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경찰의 수사 역량에 따라 이번 사건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티켓 다방의 민낯이 백일하에 드러나 일대 충격을 몰고 올 여지도 없지 않다. 한적한 시골 면 단위 지역에 30곳이 넘는 다방이 성업 중인데다, 농민들 사이에 "참외 하우스 한 동은 아예 다방 여종업원 몫으로 내놓는다"는 얘기까지 나돈다니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

도시를 중심으로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한 온갖 변종 매춘이 성행하는 가운데 농촌 사회까지 티켓 다방이란 형태로 성매매가 횡행한다는 것은 사회의 윤리의식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과거 고추와 담배 농사가 호황이던 지역에서 다방과 술집이 성황을 이루며 각종 부작용을 노출했듯이, 참외 부농 지역인 성주 또한 같은 맥락에서 그늘진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티켓 다방은 온당치 못한 수요와 공급이 야합해서 빚어내는 성매매의 또 다른 온상이다. 농촌 경제가 발전하고 귀농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지역사회도 그만큼 성숙해져야 한다. 성매매 근절은 사법당국의 단속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사회의 전반적인 협력 시스템을 구축한 가운데 무엇보다도 주민 스스로가 건강한 삶을 회복해야 한다. 1년 농사의 결실을 엉뚱한 곳에 퍼붓고 패가망신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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