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점원 2명에게 '무릎 사죄'를 받았던 '갑질' 손님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해 파장이 일고 있다. 며칠 전 지역의 한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갑질 고객의 행태는 인천에서 일어난 사건을 꼭 빼닮았다.
사건의 발단은 계산대 주변에 설치된 도난방지기가 오작동하면서 울린 경보음으로 시작되었다. 대형마트 직원이 혹시나 계산이 되지 않았거나 도난방지용 센서가 제거되지 않은 상품이 있는지 확인을 부탁하자 '자신을 도둑 취급한다'면서 소리를 지르고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해당고객을 상담실로 안내하자 손님의 상태는 더욱 심해졌다. 직원들이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지만 고객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부수고 책상을 발로 차며 5시간이 넘게 난동을 부렸다.
결국 현장에 있던 부점장이 고객의 발길질로 밀려나는 탁자에 다리를 부딪쳐 쓰러지면서 난동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 날 고객은 다시 이곳을 찾아 자신이 부순 휴대전화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또다시 불만을 제기하고 인터넷 고객의 소리나 본사에 전화해 보상 요구를 집요하게 이어갔다. 매장난동에서부터 피해보상 요구까지 해당 유통업체는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수십만원에 달하는 휴대전화 수리비와 위로금을 주고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백화점 등 서비스업계가 '갑질 고객'의 등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일단 소리치고 요구하는 난동 고객들 때문에 오히려 선의의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본질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개인의 양심과 더불어 사회적 합의 등 제도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대표 서비스업인 호텔의 상황도 마찬가지. 오히려 호텔의 경우 백화점보다 고객의 만족과 그에 따른 대외 평판이 더 치명적이기 때문에, 종사자들이 눈물과 함께 억울함을 삼키고 고객의 무리한 요구까지 모두 받아주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다.
지역의 한 유명호텔은 최근 주차된 차량에 흠집이 난 고객에게 보상을 해줘야 했다. 이곳에 투숙한 고객이 호텔 주차장 CCTV 사각지대에 차를 뒀다가 '없던 흠집이 생겼다'고 우긴 것. 밖에서 생긴 상처일 가능성이 크더라도 고객과 법적 분쟁까지 가는 게 내키지 않아 보상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일부 고객이 부당한 요구를 해도, 사실 호텔로서는 인터넷이나 SNS 등의 소문과 평판을 고려해 웬만하면 양보하고 대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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