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산실장' 배상혁 구미서 검거…조희팔 자금 더러나나

대구경찰청 특별수사팀 급습…은닉 자금·수법 수사 '탄력'

조희팔 일당의 4조원대 다단계 사기 사건을 설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배상혁(44)이 22일 오후 구미에서 검거돼 조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경찰은 배 씨가 금융다단계 사기 범행에 중추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조사할 방침이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조희팔 일당의 4조원대 다단계 사기 사건을 설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배상혁(44)이 22일 오후 구미에서 검거돼 조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경찰은 배 씨가 금융다단계 사기 범행에 중추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조사할 방침이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일당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배상혁(44)이 22일 경찰에 붙잡힘에 따라 조희팔 사기 사건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배 씨는 중국 현지 공안에 붙잡혀 국내 송환을 앞둔 조희팔 사건의 2인자 강태용의 처남으로 조 씨 일당이 전국을 무대로 수조원대의 다단계 사기 사건을 한창 벌이던 시기에 전산실장을 맡았다. 그는 2008년 수사가 본격화하자 자취를 감춰 같은 해 11월 지명수배가 내려진 인물이며 지난 19일 인터폴을 통해 적색 수배가 내려졌다.

무엇보다 배 씨는 초대 전산실장으로 있으면서 업체 전산업무 전반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그를 본격적으로 수사하면 전체 피해 규모나 은닉자금 흐름, 다단계 사기수법 등 조희팔 사건을 파헤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씨는 대구에서 1조1천억원대 다단계 사기를 저지르고 전산 자료를 모두 파기해 증거를 없앤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경찰청 조희팔 사기 사건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후 4시 50분쯤 구미 공단동 한 아파트에서 배 씨를 검거했다. 당초 그는 이날 오전 자수 의사를 밝혔으나 약속한 시간에 대구경찰청에 나타나지 않아 경찰이 거주지를 급습했다. 검거 당시 그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으며, 경찰은 현장에서 차량과 컴퓨터 2대, 노트북, USB, 현금 등 사건 관련 증거물을 압수했다.

배 씨 검거 소식이 전해지자, 사건 피해자들은 이를 환영하면서도 경찰의 수사의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 씨 피해자 모임인 바실련 관계자는 "국내에 있었던 인물이 7년 만에 잡힌 것은 경찰이 배 씨에 대한 중요도를 제대로 알지 못한데다 수사 의지도 별로 없었다는 방증이다"며 "이제부터라도 추가 의혹과 진실 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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