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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프 10년 성과와 과제(상)

뮤지컬 축제 선점 효과 '톡톡' '관광객 유입' 흥행은 아쉬워

딤프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 행사에는 매년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모인다. 매일신문 DB
딤프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 행사에는 매년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모인다. 매일신문 DB

#지역 축제로 유일 콘셉트 가치 높아

#행사·봉사활동에 시민 '뜨거운 호응'

#뮤지컬 관계자 모을 콘퍼런스 필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이하 딤프)이 내년 10주년을 맞는다. 2006년 프레(pre) 딤프를 거쳐 2007년 1회 딤프를 시작으로 매년 초여름마다 대구를 뮤지컬의 물결로 적시고 있다. 특히 올해 9회 딤프(6월 26일~7월 13일)는 지난해 8회 딤프보다 35% 늘어난 4만3천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내년 10회 딤프는 물론 향후 10년에 대한 기대를 한껏 키워놓았다. 다음 달 1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2층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될 '딤프 10년, 성과와 과제' 세미나를 앞두고, 더욱 끌어올려야 할 그동안의 강점과 개선해야 할 과제를 2회에 걸쳐 짚어본다.

◆대구 대표 시민축제로 등극

딤프의 10년 성과를 돌이켜 볼 때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부분은 대구가 뮤지컬을 축제 소재로 '선점'한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14일 처음으로 딤프 축제를 찾은 자리에서 "딤프는 국내에서 지역 축제로는 유일하게 뮤지컬이라는 콘셉트를 가졌다. 대구의 관광 브랜드로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다. 또 국내 뮤지컬 시장의 성장과 함께 앞으로 가치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 시장의 언급에서 딤프가 추구해야 할 세 가지 목표도 찾을 수 있다.

하나는 '시민을 위한 축제'다. 이 부분은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 시민 수만 명을 거뜬히 모으는 인지도, 축제 기간 내내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다채로운 부대행사,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언론사 설문조사에서 대구 젊은이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자원봉사활동으로 조사된 '딤프지기'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딤프는 대구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9회 딤프 직후 이뤄진 관람객 만족도 조사에서 딤프가 가진 이미지로 '재미, 즐거움'이 가장 많이 꼽혔고, '활기, 역동, 젊음' '신선, 독특' '높은 수준, 퀄리티'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뮤지컬 장르의 특성들이기도 하고, 딤프는 이런 요소들을 축제의 특성으로 잘 끌어왔다는 얘기다.

◆뮤지컬 관광 효과는 아직 미지근

또 하나는 '관광객 모으는 축제'다.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앞으로 역량을 더욱 높이는 노력도 함께 요구된다.

딤프의 비교 대상은 부산시의 부산국제영화제(BIFF)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딤프의 6배가 넘는 예산(120억원), 높은 인지도, 더 나은 관광 여건 등을 갖춰 단순 비교는 무리이지만, 그래도 둘 다 지역 기반의 문화콘텐츠 축제이기에 딤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도심 속에서 축제가 열려 숙식, 쇼핑, 교통도 연계되며 10여 일 정도의 기간 동안 열리는 등의 특징은 딤프와 부산국제영화제가 비슷하다.

올해 9회 딤프는 관람료'교통비'숙식비 등으로 14억9천여만원을 대구로 유입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는 27억9천만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0억7천600만원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지난해 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생산 유발효과 774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342억원을 낸 것으로 부산발전연구소는 분석했다. 최근 일정을 마친 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다인 22만7천 명의 관객을 불러들였다.

전문가들은 결국 '사람'이 흥행의 열쇠였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수많은 영화감독 및 배우들을 초청해 역대 가장 많은 횟수의 관객과의 대화 및 무대인사 행사를 개최했다. 영화 상영 외에도 영화인과 관객이 호흡하는 장을 최대한 마련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이다. 또 다양한 주제의 콘퍼런스와 포럼을 열고, 콘텐츠를 사고파는 마켓도 활성화시켜 국내외 영화인도 결집시켰다. 아시아 최대 영화 투자 및 공동제작 마켓인 아시아프로젝트마켓에서는 600차례가 넘는 미팅이 진행됐다.

이렇게 운집한 관객과 영화인들이 축제장 안팎에서는 관광객이 돼 부산에 머물며 즐기는 비용을 기꺼이 지불했다. 여기에 국경절을 맞은 중국인 관광객(유커) 3만 명 이상이 영화제 열기로 뜨거운 부산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9회 딤프도 몇 차례 팬과 뮤지컬 스타의 만남을 진행했지만 축제에서 큰 비중은 차지하지 못했고, 전문가들을 모아 축제를 주목시키는 역할을 하는 콘퍼런스나 포럼은 아예 준비되지 않았다.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도 따로 언급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다.

지역의 한 극단 대표는 "딤프도 대구에 공연하러 온 뮤지컬 관계자들을 모으는 콘퍼런스나 포럼, 뮤지컬 팬과의 만남을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콘퍼런스나 포럼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내놓으며 작게는 대구 뮤지컬, 크게는 한국 뮤지컬에 자극을 주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영문 홈페이지 및 프로그램북의 내용을 전문성 있게 보강하는 등 딤프를 찾으려는 관람객과 뮤지컬 관계자들을 안내하는 창구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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