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천경자 화백이 지난 8월 타계했다. 향년 91세.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은 22일 "천 화백의 딸 이혜선 씨가 8월 20일 미술관에 유골함을 들고 수장고에 다녀갔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당시 이 씨가 관련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아줄 것을 강력 요청했다"며 "개인적인 일이라 본인이 적절한 시점에 밝힐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씨의 한 지인은 "병석에 계시던 천 화백이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절 이후 몸 상태가 안 좋아졌으며 8월 6일 새벽 의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돌아가셨다고 혜선 씨로부터 들었다"며 "천 화백의 시신은 화장했고 뉴욕 성당에서 장례를 치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천 화백은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거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동안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큰딸 이 씨의 간호를 받아왔다.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천 화백은 유복한 어린시절을 거쳐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 때 혼담을 피해 일본 유학을 떠나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천 화백은 여인의 한(恨)과 환상, 꿈과 고독을 화려한 원색의 한국화로 그려 1960, 80년대 국내 화단에서 여류화가로는 드물게 자신의 화풍을 개척했고,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폭넓게 활동했던 '스타' 화가였다.
여인의 모습을 그린 '미인도'를 둘러싸고 1991년 일어난 위작시비는 천 화백 노년의 최대 시련으로 심적 충격 속에 절필을 선언한 바 있다. 수많은 일간지에 글을 연재했고 '언덕 위의 양옥집', '아프리카 기행 화문집' 등 수필집과 단행본 10여 권을 냈다.
천 화백의 타계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술품 시장에서 거래되는 그의 작품 가격이 올라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거래된 천 화백 작품의 평균 호당 가격은 8천250만원으로 박수근(1억7천8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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